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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은·수은·예보 부산 이전 입법 추진…노조 반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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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권 국민의힘 의원
'국책 금융기관 부산 이전' 패키지 법안 발의
금융노조 위원장 "강력 저지 예정"

KDB산업은행뿐 아니라 IBK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세 곳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9만여 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은행의 경우 본점이 지방으로 내려간다면 주주 가치 훼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갑)은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본점을 부산에 두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 19일 발의했다. 세 법안 모두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 의원은 2009년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돼 다수 금융기관이 이전해온 만큼 더 굵직한 금융기관이 선제적으로 이전해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으로 본점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을 비롯해 수출입은행·기업은행은 각각 관련 법에 의해 본점을 서울 안에 둬야 한다. 법안을 바꿔야만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 관련 법안도 다시 제출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해까지 정부는 공공기관 지정안 고시 등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산은법 개정안의 경우 지난 국회에서 4건 발의됐지만 모두 폐기됐다.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9일 위원장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형선 IBK기업은행 지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런던이나 뉴욕 등 금융 산업이 발전한 곳은 금융기관이 모여 있는 집적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데 이 산업들을 나누는 게 맞는지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며 “금융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등 마구잡이식으로 지방 이전하겠다는 것은 국가·국민 경제에 좋지 않기 때문에 강력히 저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은·수은·예보 부산 이전 입법 추진…노조 반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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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법안 발의 이전부터 지방 이전에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를 비롯해 지속적인 지방 이전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기업은행 본점을 대전으로 옮기는 개정안을 황운하 의원이 발의했었다. 대구시로 옮기는 방안도 나왔었다. 홍준표 대구시장 주도로 기업은행 유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국민의힘 지도부 등에 지원 요청을 한 바 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지난해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기업은행 중기 대출의 약 66.5%가 수도권에 있어 중소기업은 현장에서 지원해야 한다"며 "기업은행 본부가 지역으로 내려가는 문제는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관점에서는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도 지난해 초 “수은은 금융의 외교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며 “외교부가 수도에 없는 나라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최근 발표된 ‘2023년도 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 요구사항에 대한 처리결과보고서’에서 “현재까지 본점 지방 이전에 대해 내외부적으로 추진 또는 논의한 바가 없으며, 여러 관점에서 국회·정부와 종합적인 논의를 거쳐 신중히 검토돼야 할 사항”이라면서도 “중소기업 현장지원의 어려움, 은행 경쟁력 하락, 주주 가치 훼손 등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6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점, 본점 지방 이전 시 수도권 금융 인프라 접근에 애로가 생기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국책은행 중 유일 상장 기업으로 지방 이전 시 형사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지부장은 “지방으로 기업은행이 이전하면서 주주 가치가 훼손되고 기업 가치가 하락하도록 경영진이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의 일반주주 비중은 31.46%, 외국인 주주 비중은 14.21%다.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은 정부가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정책 차원에서 본점을 옮겨도 정부가 책임질 수 있지만, 기업은행은 민간의 이익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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