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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죠, 배터리]현실된 역성장·속도 조절…올해 기댈 것은 래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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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C 빼면 적자 기록한 LG엔솔
연초 역성장 기록한 SK온
원료 가격 반등세…믿을 건 래깅 효과

[보죠, 배터리]현실된 역성장·속도 조절…올해 기댈 것은 래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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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보죠, 배터리'는 차세대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배터리 산업을 들여다보는 연재물입니다. 배터리 제조 생태계를 차지하려는 전 세계 정부·기업의 기민한 움직임과 전략, 갈등 관계를 살펴봅니다. 더 안전하고, 더 멀리 가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기술 경쟁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독자, 투자자들의 곁에서 배터리 산업의 이해를 보태고 돕는 '보조' 기능을 하려고 합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배터리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우려했던 역성장과 속도 조절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불황과 중국발(發) 공급 과잉 문제 여파다.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는 핵심 원료인 양극재의 수출량이 급격히 감속하면서 배터리셀마저 '역성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10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EV·PHEV·HEV)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SK온은 성장률 -7.1%(4.2GWh)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의 판매량 부진 영향이 컸지만 EV9의 글로벌 판매가 확대돼 향후 성장세로 전환이 예상된다.

'역성장'까지 갈 줄이야…배터리 업계 '고난의 행군'

사용량 순위에서 1위는 25.8% 성장한 중국 CATL(12.1GWh), 2위는 LG에너지솔루션(11.7GWh), 3위는 11.5% 역성장한 일본 파나소닉(6.2GWh)이다. 삼성SDI는 48.0%(5.2GWh) 성장률로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국내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45.5%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하지 않은 글로벌 시장에서 3사 합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23.8%를 기록했다.


이같은 배터리 수요 위축은 전기차 등 전방 수요 약화에 따른 결과다. 소비자들은 고금리 상황에서 내연기관과 비교해 비싼 전기차를 선호하지 않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필수적인 충전 인프라 확충도 더디다. 이런 시장 상황이 연쇄적으로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양산 계획을 늦추거나 순수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는 식으로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자 한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에서 개막식을 마친 강경성 산업부 1차관,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인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대표, 이석희 SK온 사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를 비롯한 배터리 업체 대표 등이 SK온 부스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에서 개막식을 마친 강경성 산업부 1차관,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인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대표, 이석희 SK온 사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를 비롯한 배터리 업체 대표 등이 SK온 부스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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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완성차 포드와 GM은 전기차 모델 양산을 연기한다고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지난해 11월 동유럽에 짓기로 했던 배터리 공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지난 2월 전동화 목표를 5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도 전동화 목표를 당초보다 늦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방 수요 약화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에 즉각 영향을 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일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57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5.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 1889억원을 제외하면 분기 영업손실 3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6조128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9.9% 줄었다. 아직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삼성SDI, SK온도 올해 1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전기차 뒷걸음질에도 배터리는 후퇴없다…올해 기댈 것은 래깅

이 같은 상황에도 배터리 기업들의 공장 건설·양산계획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전기차는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는 판단에서다. 전기차 양산 계획이 1~2년 늦춰지더라도 배터리 공장의 수율(양품률)을 끌어올리는 데도 그만큼의 시간이 들기 때문에 전기차가 다시 각광받는 시기를 위한 준비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하는 미국 테네시 얼티엄셀즈 2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데 이어 4일에는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미국 애리조나 단독공장 착공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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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톤과 포드의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 오벌 SK'의 마이클 애덤스 최고경영자(CEO)도 "포드의 일부 전기차 생산 연기 발표는 블루 오벌 SK 공장 양산 시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테네시 공장과 켄터키 1공장은 계획대로 2025년에 양산할 예정이며, 켄터키 2공장 역시 공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전기차에 탑재되기 전부터 생산해 재고로 쌓아둘 수 있고 램프업(Ramp-up·생산 능력 확대)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배터리 양산 일정이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줌(성장산업의 일시적 정체)'을 겪고 있는 배터리 업계에 한 가지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원료 가격이 다시 상승 반전하는 분위기를 보인다는 것이다. 원료 가격은 전방 수요 약화와 공급 증가로 지난해 지속해서 하락했다. 탄산리튬 가격은 2022년 11월 58만위안(약 1억850만원)을 넘었지만 지난해 12월 8만6000위안(약 1608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가격 하락에 따른 광물 채굴·제련 기업들의 생산량 감축을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원료 가격이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료가격 상승은 양극재·배터리셀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양극재 업체들은 리튬·니켈 등 광물 가격과 판가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판가는 광물을 사는 시점의 가격이 아닌 최종 제품인 양극재를 팔 때의 광물 가격이 기준이다. 광물 가격이 내려갈 때는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구조가 되지만 광물 가격이 오를 때는 반대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다.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올라 실제 제품을 판매했을 때 기업이 얻는 마진이 커지는 것을 '래깅 효과(Lagging Effect)'라고 한다. 올해 배터리 기업들은 래깅 효과로 인한 수익성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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