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연구원, 대기업 100곳 조사
지난해 수시·상시채용 비중 공채보다 약 2배 많아
공채를 진행하고 있는 대기업 5곳 중 1곳은 올해까지만 공채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정기 공개채용을 줄이고, 수시·상시 채용과 경력직 채용을 늘리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한국노동연구원의 ‘공채의 종말과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를 보면, 근로자 500인 이상,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 100곳을 표본으로 추출해 지난해 8월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공채 제도를 유지 중인 사업체(86곳)들에 향후 공채 유지계획을 물은 결과 72.1%는 폐지 계획이 없다고 답했지만, 19.8%는 올해까지만 공채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수시채용을 함께 운영 중인 사업체(86곳) 중에선 33.7%가 3년 이내에 정기 공채를 전면 폐지하고 수시채용만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공개채용은 정해진 기간에 일정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모두 지원 기회를 주고 공개 경쟁을 통해 채용하는 방식이다. 수시채용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수요가 생겼을 때 즉시 공고를 내는 방식으로 상시채용은 지원 창구를 열고 상시 지원을 받아 채용하는 것을 뜻한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연도별 채용 방식을 보면 정기 공개채용의 경우 2019년 전체 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9.9%였는데 2022년 37.9%, 2023년 35.8%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시채용 비율은 45.6%, 46.4%, 48.3%로 나타났다. 상시채용은 14.6%, 15.7%, 15.9%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수시·상시채용 비중(64.2%)이 공채의 1.8배였는데, 수시채용이 늘어나는 경향은 제조업보다 비제조업에서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2022년부터 경력직 비중 신입보다 커져
신입 채용은 줄고 경력 채용은 증가하는 경향도 드러났다.
2019년 신규 채용 인원의 47%는 신입직, 11.6%는 경력신입직(1∼2년 내 퇴직해 신입으로 재취업한 경우), 41.4%는 경력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신입 비율은 40.3%로 줄고, 경력신입직과 경력직의 비율은 각각 13.6%, 46.1%로 늘었다. 2022년부터 경력직 비중이 신입보다 커졌다.
보고서는 "기업들은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고, 조직 경험을 몇 년 정도 가진 경력신입직인 이른바 ‘중고 신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경우 합격자의 지역, 학교, 성별 등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시채용을 강조하는 채용 방식의 변화, 경력직을 선호하는 인재상의 변화가 채용 다양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는 구직자를 비롯한 20∼30대 청년들도 체감하고 있었다. 연구진이 지난해 18∼39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7.3%가 '경력이 없는 신입 지원자가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는 데 동의했다. 정기 공채 회사 수와 횟수, 인원이 모두 줄고 있다고 인식했다.
한편,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40대 취업자 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신(新) 고용취약계층 40대의 고용흐름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0대 취업자 수는 2022년보다 5만 4000명 감소했다. 반면 전체 취업자 수는 32만 7000명 증가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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