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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다이어리] 중국의 랜선 캣맘·캣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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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이나 길고양이 돌봄 문제는 전 세계에서 찬반이 대립하는 뜨거운 감자다. 무분별한 번식이나 허가받지 않은 사유지 내에서의 돌봄, 차량 등 개인 재산상의 피해, 배설물 관리 문제 등으로 이웃끼리 언성을 높이는 일이 빈번하다.


뭐든 크고 많은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2021년 중국 애완동물 백서에 따르면 중국 내 유기견은 4000만마리, 길고양이는 5300만마리에 달한다. 주인 없이 길을 떠도는 개와 고양이만 1억마리에 육박하는 셈이다. 지난해 쓰촨성 청두에서 목줄을 하지 않은 로트와일러에 두 살배기 여자아이가 공격을 받아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반려동물 관리의 필요성이 중국 내에서 공론화되면서, 이 유기 동물 문제도 화두에 올랐다.

[베이징 다이어리] 중국의 랜선 캣맘·캣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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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과 사회적 관심이 맞물려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안녕길고양이(哈?街?·헬로제마오)'라는 앱이다. 중국 IT 기업인 헬로가 개발한 이 앱은 고양이 포획·중성화·방사(TNR)와 먹이 주기, 후원, 후원자들 간의 커뮤니티 형성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헬로는 적절한 지정 위치에 고양이 식당으로 불리는 캐빈을 설치해 내부 및 인근에 3개의 CCTV를 달고, 고양이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관찰한다.


후원자들은 자신이 후원하는 고양이를 CCTV로 확인할 수 있고, 원격으로 사료나 물을 줄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설치된 카메라가 고양이들의 안면을 인식해 후원자에게 캐빈 방문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는 점이다. 개체별 외모 특성뿐 아니라 성격이나 버릇 따위도 관찰해 데이터화한다.


사전에 협의가 이뤄진 주택단지나 공원에 설치된 캐빈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지정된 장소로 고양이를 지속적으로 유도해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고, 중성화 수술을 위한 포획도 보다 순조롭게 진행한다. 이를 위해 동물병원과도 협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총 1만2000마리에 대한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 곳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고양이 돌보미들과 이를 반대하는 주민 간 갈등을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구조다.

중국 베이징의 한 카페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중국 베이징의 한 카페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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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 IT시보에 따르면 현재 이 고양이 캐빈은 상하이, 광저우, 항저우 등 13개 도시에 설치됐다. 상하이에만 5000~6000개의 캐빈이 놓였다. 상하이에 정기적으로 이들 캐빈을 관리하는 인력만 30~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에서는 메이퇀과 같은 대기업이 자선과 기부를 통해 동물 구조와 보호 등 사회공헌활동(CSR)에 뛰어들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관계자와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와 시 정부 간부 등이 함께 모여 유기견·유기묘에 대한 관리 모델에 대한 회의도 진행했다.


우리는 중국과 중국인의 특정한 태도와 모습을 바탕으로 '중국은 어떻다'고 단정 짓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동물 인권과 관련된 사회적 합의에 끌어들이려는 모습도 중국에 존재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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