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학령인구 급감 추세
교육계선 "채울 학생이 없다"
인구 감소로 정원 줄이던 대학
타 학과 구조조정 속도낼 듯
정부가 의대 2000명 정원 증원을 확정한 가운데 교육계에선 학령인구 감소 추세와 맞물리면서 장기적으로 학생 수요를 충족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저출산 여파로 대학이 학과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결국 증원된 의대를 제외한 다른 학과 정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22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학에선 지원자 수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라 신입생 충원율을 100%로 채우기가 어렵다"며 "현재도 각 대학에선 정원을 줄여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마치 살 사람이 없는데 아파트를 지어주는 상황"이라며 "의사 수급이 부족하다고 해도 불과 10년 후면 (학령인구가) 400만명대 아래로 내려가는데 어떻게 채우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을 촉발한 의대 입학정원 증원 배분 결과가 공개되는 20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으로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실제 역대 대학수학능력시험 연도별 응시인원은 매년 줄고 있다. 2011년(66만8991명)을 기점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50만4588명으로 역대 최저 인원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했을 때 12만명가량이 줄어든 규모다. 일반대학 입학자 수를 봐도 2013년 37만명에서 지난해 33만명으로 4만명가량 줄었다.
만 6~21세의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해보면 향후 대학입학 인원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학령인구는 지난해 725만9000명으로 총인구의 14.1%를 차지하며 총인구 대비 비중은 전년보다 0.4%포인트 감소했다. 통계청 추산에 따르면 2020년 788만8000명이던 학령인구는 2025년 694만명으로 줄어든다. 11년 후인 2035년이면 400만명대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의 ‘2023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같은 해 대학 모집인원(68만5519명)을 전년보다 1.9%(1만3346명) 줄인 결과다. 이미 각 대학에선 비인기 학과를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학부 단위로 모집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특히 이런 변화는 비수도권 대학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송 교수는 "(의대정원 확대로) 당장은 정원이 순증되겠지만 결과적으로 구조조정 과정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며 "이공계를 제외한 다른 전공이나 학과 정원을 조정하는 쪽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