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플랫폼 입점상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한 행위로 경쟁사인 징둥에 1800억원의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30일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베이징 고등인민법원은 전날 알리바바의 입점상들에 대한 양자택일 강요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독점 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를 끼친 징둥에 10억 위안(약 182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같은 이유로 3조원대 과징금을 물었던 알리바바가 경쟁사에 손해배상까지 하게 된 것이다. 법원은 아울러 알리바바에게 징둥에 '공개 사과'할 것도 요구했다.
알리바바 경쟁사인 징둥은 법원 판결에 대해 "공정한 경쟁은 시장경제의 핵심"이라며 "독점 행위는 상인과 소비자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하고, 시장 발전과 활력을 저해한다"고 반겼다. 반면 알리바바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다.
앞서 징둥은 2015년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를 앞두고 자사 플랫폼 입점상들이 알리바바 압력에 못 이겨 철수했다며 알리바바를 당국에 신고했다. 알리바바가 입점상들에게 알리바바와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한 곳만 선택하라고 강요한 탓이다.
이어 2017년에는 알리바바와 자회사인 티몰이 입점상들에게 징둥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강요했다며 알리바바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2021년 4월 알리바바가 입점 상인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다며 182억2800만위안(약 3조3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일각에서는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금융당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자, 이를 괘씸하게 여긴 당국이 '군기 잡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마윈은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뒤 지난 3월 귀국할 때까지 약 2년 동안 해외를 전전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절대 강자였던 알리바바도 최근 징둥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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