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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논어에서 배우는 지혜, '사람 공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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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상은 '나'라는 자아를 넘어선 수많은 타인들과의 '만남'으로 구성된다. 가족에서부터 친구, 스승, 선배, 후배, 직장 상사, 고객 등 인생에서 거쳐 가는 사회적 위치 속에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얼굴을 한 타인들을 대한다. 그들과 관계를 맺는 일은 단순히 '나의 이익'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우주들과 맞부딪히고 깨지면서 다시 세워지는 과정이다. 조윤제 고전연구가가 <논어>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펴낸 <사람 공부>는 그 과정을 더없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안내한다. 글자 수 1017자.

[하루천자]논어에서 배우는 지혜, '사람 공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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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이인위미 택불처인 언득지)

마을의 풍속이 인한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가려서 인에 처하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하겠는가.-이인


사람은 환경의 영향에 지배를 받는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물론 수양에서 최고의 경기에 이른 사람은, "어떤 환경에 살든지 그곳을 변화시켜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공자나 다산 정약용과 같은 사람만이 가능한 알이나. 보통 사람이 시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위대한 그들조차 환경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거듭해서 사귀는 사람과 처한 환경을 신중히 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면서 자신도 다짐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 앞의 예문도 마찬가지이지만, 이외에도 <논어>에는 계속해서 같은 가르침이 실려 있다.


<이인>에는 "사람의 허물은 각기 그가 어울리는 무리에 따른다. 허물을 보면 그가 인한지 알 수 있다"라고 실려 있다. 또한 "유능한 장인은 반드시 먼저 자신의 연장을 손질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나라에 살든지 그 나라의 대부 중 현명한 사람을 섬기고, 그 나라의 선비 중 인한 사람과 벗해야 한다"라고 공자는 가르쳤다. 제자 자공이 인을 행하는 방법을 묻자, 공자가 한 대답이다. 자신의 핵심 철학인 인을 기술자의 일하는 모습에 비유해서 알기 쉽게 말해준 것이다. 여기서 대부는 윗사람으로서 함께 일하며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다. 선비란 평소에 함께 어울리며 교유하는 사람을 말한다. 일에서나 삶에서나 언제나 함께하는 사람을 신중하게 골라 그들과 함께 생활할 때 자연스럽게 인을 몸에 익힐 수 있다는 말이다.


'군주자적 근묵자흑(近朱者赤 近墨者黑)'도 어떤 사람과 교류할 것인가를 실감 나게 말해주는 잘 알려진 글이다. 서진(西晉) 학자 부현(傅玄)이 편찬한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에 나오는데, 그 뒤에 실린 글도 적절한 비유다. "소리가 고르면 음향도 맑게 울리고 형상이 바르면 그림자도 곧아진다(성화즉향청 형정즉영직·聲和則響淸 形正則影直)."

[하루천자]논어에서 배우는 지혜, '사람 공부'<3> 원본보기 아이콘

-조윤제, <사람 공부>, 청림출판, 1만85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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