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10명 모이면 215만원인데 이미 만석"…연말 특급호텔 뷔페 비싸도 간다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 1인 21만5000원
롯데 라세느·조선 아리아도 19만~20만5000원
주말 중심 만석…평일도 70~80% 예약 완료
양극화 심화·가치소비 트렌드·회식 분위기 변화 영향
5명이 가면 100만원으로도 부족하다. 연말 대목을 맞은 특급호텔 뷔페 얘기다. 1인당 한 끼 가격이 2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가격에도 '자리가 없어서 예약이 힘든' 상황은 여전하다. 연말엔 일 년간 수고한 나에게 특별한 식사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과, 수년간 이어진 고물가 행진에 나도 모르게 높아진 눈높이, 평소엔 아껴 쓰더라도 이왕 비싸다면 제대로 된 곳에서 멋진 식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 소득 양극화로 이런 생각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춘 이들이 늘어났다는 사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아이 둘 어른 둘에 64만…그래도 주말엔 이미 '만석'
2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3대 호텔 뷔페'의 대표 격인 서울신라호텔 뷔페 '더 파크뷰'의 올해 12월 가격은 최고 21만5000원이다. 21~31일 성인 1인 저녁 식삿값이다. 이 기간 어린이 저녁은 10만5000원. 기 기간 성인 5명이 더 파크뷰에서 저녁 모임을 하려면 107만5000원이 드는 셈이다. 1~20일에도 비용은 만만치 않다. 저녁엔 성인 19만5000원, 어린이 9만5000원을 받는다. 12월엔 중식에 해당하는 브런치 뷔페도 가격이 오른다. 평일엔 17만9000원, 주말엔 18만5000원이다. 어린이는 9만원이다.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와 웨스틴 조선 서울 '아리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라세느에서 12월23~25일, 30~31일 저녁 뷔페를 이용하려면 20만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 날짜 외엔 12월 저녁 19만원, 주말·공휴일 점심 19만원, 평일 점심 16만8000원이다. 아리아는 12월23~25일 점심·저녁 모두 19만원을 받는다. 이밖엔 12월 주말 점심 18만5000원, 평일 점심 16만5000원이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만 12세 이하 어린이 2명을 동반한 4인 가족이 이들 뷔페를 이용하기 위해선 한 끼에 50만~60만원대 비용이 드는 것이다.
12월 뷔페 가격은 평시 대비 1인당 1만~3만원 높은 수준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등이 끼어 있어 특별한 식사를 하며 기념하고 싶어하는 수요가 몰리는 달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인 5월과 함께 호텔 뷔페를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느는 이 기간, 호텔들은 가격을 올려받는 대신 뷔페 메뉴를 업그레이드하고 와인 이용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연말 호텔 뷔페는 자리를 잡기도 쉽지 않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이미 12월 주말 예약이 대부분 찬 상태로, 주말에서 주중으로 밀려 자리를 잡는 예약자들로 인해 주중 역시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 역시 12월 주말 평균 80% 이상 예약이 찼고, 평일에도 계속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아직 대목인 24~25일 예약을 받기 전이나, 벌써 12월 70%대 예약률을 보이는 상황이다.
고물가에 '비싼 한 끼' 기준 높아져…바뀐 회식 문화도 영향
특별한 날이라는 전제를 해도 한 끼에 20만원이 넘는 돈은 부담이 크다. 그런데도 여전히 찾는 이들이 많은 건 연말 특별한 식사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곳인데다 최근 고물가로 비싼 식사에 대한 기준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아낄 땐 아끼고 쓸 때는 쓰자'는 소비 트렌드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연말 송년회를 빙자해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는 분위기가 잦아든 대신, 참석자들이 선호하는 '기억에 남을 만한 한 끼'를 먹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자산 및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특별한 날 호텔 뷔페를 찾을 정도의 구매력을 갖춘 이들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연말엔 가족 모임뿐 아니라 회사 회식, 계모임 등 다양한 형태의 식사 약속이 많아 호텔 뷔페를 찾는 고객들도 보다 다양해진다"며 "특히 연말 회사에서 팀 구성원의 만족도 높은 방식을 찾아 단체 모임을 뷔페에서 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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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년간 이어진 뷔페 가격 상승과, 오른 가격을 바탕으로 좀 더 올려받는 연말 뷔페에 대한 피로감 역시 높아진 상태다. 일 년에 한 두 번 이벤트 때만 찾지만, 먹는 양은 어차피 한정돼 있는데 너무 비싸다는 볼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이같은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살기 힘든 시대에 호텔 뷔페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려는 이들이 많고, 근본적으로는 '기적을 만들었으나 기쁨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사치에 가까운 소비를 하면서 단시간에 얻는 기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수요가 계속되는 한 뷔페 가격 상승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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