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자유롭고 싶다면 솔직해지면 된다. 솔직하게 모든 현상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면 된다. 타인의 기준에 나를 끼워 넣지 말고, 스스로에게 꼭 맞는 자신만의 스웨터를 짜나가는 것이다. 매일매일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 고독을 몸부림치며 견디는 사람, 언젠가 찾아올 죽음 앞에 의연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무용가 홍신자가 건네는 주문은 "솔직한 자유로움"이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드러낼 줄 아는 사람만이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잔뿌리가 얽히고설켜 현실에 속박당한 채 자유를 찾는 사람들을 향해 그는 말한다. 구속, 억압, 두려움으로부터 잠시나마 멀어진 채로 고요 속에서 최선을 다해 춤추고 사랑하라고. 생의 마지막 날까지. 글자 수 808자.
[하루천자]생의 마지막 날까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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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지금'이 좋다. 나는 '지금'을 살고 '지금'을 사랑하고 '지금'에 대해서 생각한다. 무지개를 보면 춤추며 노래하고 싶고, 소망을 꿈꾸고, 키스하고 싶다. 젊었을 때보다, 지금을 충분히 누리며 살고 있는 현재의 내가 훨씬 더 자유롭다고 느낀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면서, 나의 자유를 방해하는 습관적 행동은 멀리한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받아들이려 한다. 어차피 모든 것은 내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내 힘으로 비워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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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좋은 점은 이처럼 새로운 눈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지금과 전혀 달랐다. 관계의 끝맺음 앞에서는 서운함이나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원망도 미련도 없다. 그저 그런 기분들을 바둑을 두듯 늘어놓을 뿐이다. '왜'라는 이유도 붙이지 않은 채로 그 감정을 거기에 그대로 두고 나는 오늘을 위해 떠난다. 자꾸만 '왜'로 돌아가는 것은 내가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왜'는 끝이 없다. 끝없는 질문을 하다 보면 과거에 갇히게 되고, 결국은 자유롭지 못한 상태를 만든다. 과거로 간다는 것은 퇴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 이상 생각의 끈을 늘이지 않고 끊어내야 한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중요한 법이니 자꾸 과거의 끈만을 붙잡고 있어서는 안 된다. 현재로 돌아오는 연습을 해야 한다. 소중한 시간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과거로 파고들지 않는 연습을,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을 비우고 정화하는 연습을 말이다. 만 리 길도 첫걸음부터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면서 자유를 찾아보자.


-홍신자, <생의 마지막 날까지>, 다산책방, 1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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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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