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다음’이 운영한 항저우 아시안 게임 남자축구 8강 한국·중국 경기 온라인 조작 논란은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정치권은 이 사안이 중국 측에 의한 여론 조작임을 의심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해외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이뤄진 조작으로 추정했지만, 조작의 발원지는 중국일 수도, 북한일 수도 있다. 어쩌면 국내였을 수도 있다.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 된다.
이번 사안은 인공지능(AI)에 의한 가짜 뉴스와 가짜 이미지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과도 연계할 수 있다. 해킹, 조작, 인공지능이 합해진 가짜뉴스의 충격파는 방치할 수 없는 사회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의 갈등이 격화하고 반중연대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은 새로운 국제 질서 속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 부상하는 한국에 대한 시샘을 키울 것이 자명하다. 올해는 어느 때 보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가짜뉴스와 여론조작을 경계해야 한다. 커진 우리의 국력만큼 우리 사회에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외부 세력의 시도가 불거질 수 있다. 그들의 입맛에 맞는,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뉴스를 확산하려 할 것이다.
가짜 뉴스에 의한 폐해는 선거에서 극대화된다. 당장 내년에는 한국 총선, 미국과 멕시코 대선이 있다. 유럽의 상황은 이미 ‘적신호’가 켜져 있다. 슬로바키아와 폴란드에서 실시되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러시아의 가짜뉴스 공작이 어느해 보다도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다. 미국과 갈등 중인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셔할 가능성도 어느 때 보다 크다. 호주는 이미 큰 홍역을 치렀다. 호주 선관위는 원주민의 지위와 권리 보장을 위한 헌법 기구를 설립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X 상의 가짜뉴스와 전쟁 중이다. 이들 가짜 뉴스는 해외로 퍼져 호주의 국격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우리는 이미 ‘드루킹’ 사건을 경험했다. 여론조작과 가짜뉴스는 이미 우리 사회에 독버섯처럼 사회에 퍼져가고 있다. 여당과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포털에 대한 관리를 강화겠다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더 큰 위험 요인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포털보다 더 관리가 어려운 각종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한 가짜 뉴스 유통이다. SNS ‘X’(옛 트위터)는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터무니 없는 억지 주장을 차단하는 데 앞장섰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인수한 후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머스크는 트럼프 계정을 복구시켰고 선거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비활성화했다. 가짜뉴스를 위한 판을 깔아준 것이나 다름없다. 베라 요우로바 유럽연합(EU) 가치·투명성 담당 부집행위원장이 X가 가짜뉴스의 가장 큰 출처라고 지적하면서 머스크에게 법규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지만 ‘괴짜’ 머스크가 이런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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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정부가 지적하는 가짜 뉴스에 대한 대응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여당도, 야당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기업, 개인도 얼마든지 가짜뉴스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정쟁의 대상일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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