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무더기 발생…미흡한 운영에 '망신살' 뻗친 잼버리
나무·그늘 없는 평지 야영장
장마로 일부 구역은 진흙탕
"국제 행사인데 진행 너무 미흡"
"더운 날씨에 이걸 왜 했나 싶더라고요", "땡볕에, 벌레까지 도대체 뭘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개영식에서 8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는 등 폭염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주최 측의 준비 부족과 진행 미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잼버리 야영지에서는 개막 첫날인 지난 1일에도 온열질환자 400여명이 무더기로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잼버리는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데 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 속에서 대회를 진행해도 되는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수도시설에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학생 자녀가 잼버리에 참가했다는 학부모 A씨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이가)통화에서 엄청 많이 지쳐 있더라"며 "저도 실시간으로 (개영식) 방송을 계속 봤는데 정말 진행이 미흡했다. 뒤에 앉은 사람은 (무대가) 보이지도 않겠더라"고 전했다.
A씨는 "먹을 거, 음료수, 화장실, 샤워실 이런 게, 문제가 아닌 게 하나도 없다"며 "비상 상황이 되면 애들이 전화해야 하고, 부모한테 연락하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매뉴얼도 안내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4년마다 개최하는 전 세계 청소년들의 야영 축제로, 이번 잼버리에는 159개국 4만3225명이 참여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건 1991년 강원도 고성에 이어 두 번째다.
새만금은 6년 전인 2017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연맹 총회에서 폴란드 그단스크를 꺾고 개최지로 선정됐다. 야영장 면적은 새만금 부지에 8.84㎢ 크기로 조성돼 역대 대회 중 가장 넓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인 전북 부안군 하서면 행사장에서 한 참가자가 그늘에 들어가 쉬고 있다. 이날 부안군에는 폭염경보가 발표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새만금 야영장은 폭염 속에서 캠핑하기엔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넓은 부지에는 나무가 없어 그늘이 부족하고 바다와 인접해 있어 습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평지인 야영장은 최근까지 장마로 인해 일부 구역은 빗물이 빠지지 않아 진흙탕 상태인 곳도 있다.
무더운 날씨도 문제지만, 주최 측의 준비 부족과 진행 미흡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A씨는 "먹을 거, 음료수, 화장실, 샤워실 이런 게 다 문제여서 (아이가)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며 "화장실도 어떤 데는 남녀 공통으로 돼 있고, 저녁에 불도 안 들어왔는데, 이제는 들어온다고 하더라. 전기가 안 들어오는 데도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잼버리를 홍보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항의 게시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보내놓고 잠이 안 온다. 이렇게 준비가 안 된 잼버리일 줄 몰랐다. 모든 시설과 진행이 형편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아들이 참가 중인데 더위와 모기로 너무 힘들어한다. 중도 포기하겠다는 거 하루만 더 참아보자고 달랬는데 이런 국제적인 행사를 너무 미숙하게 운영해서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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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야는 3일 잼버리 참석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정부에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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