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3막 기업]섭취·소화 쉬운 한국형 시니어푸드 '효도쿡'
사회적 기업 '사랑과선행'의 이강민 대표
코스닥 상장 추진..."비영리 이미지 깨겠다"
지난 27일 오후 찾은 시니어푸드 전문 사회적기업 '사랑과선행'의 경기도 성남 사무실. 이강민 대표(45)를 인터뷰하기 위해 앉은 책상에는 녹즙 한 컵이 올려져 있었다. 사랑과선행이 지난해 풀무원 녹즙과 직접 개발한 고령자 전용 녹즙 상품 '온채'다. 채소 섭취가 어려운 고령자의 영향 균형을 위해 만든 보조 간식으로, 녹황색 채소를 직접 짜서 만든 제품이다. 마셔보니 쓴맛보다는 달달한 맛이 강해 주스 같았다.
"나이가 많이 들면 요리하는 게 어렵고 귀찮습니다. 그래서 빵 하나, 혹은 김치찌개 한 그릇, 이렇게 단품 위주로 식사하는 어르신이 많죠. 단품 위주 식사는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빠른 노화를 야기합니다. 어르신들의 영양 관리와 쉬운 식사를 돕기 위해 시니어푸드 회사 창업에 나섰습니다."
사랑과선행은 올해 6월 말 기준 고령친화 우수식품 32개 품목을 개발했다. 고령친화 우수식품이란 고령자의 식품 섭취·소화·흡수 등을 돕기 위해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정부는 지난 2021년 고령친화 우수식품 지정제도 도입한 바 있다. 내년까지 지정 식품을 150개로 확대할 계획이라는 이 대표는 이날 투자 유치를 위한 기업설명(IR)을 하고 있었다.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며 사업 성공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고 싶다는 이 대표. 사랑과선행은 현재 교보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3500개가 넘는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 중 아직 상장에 성공한 곳은 하나도 없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가진 '비영리' 이미지를 깨고 싶다"고 했다.
시니어 푸드 제조업체 사랑과선행 이강인 대표가 경기도 성남시 본사에서 자사 제품 샘플을 보여주며 이야기하고 있다. 배경의 지도는 전국의 요양원 분포도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사랑과선행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
▲노인들을 위한 위탁·이동 급식 사업, 헬스케어 서비스를 한다. 위탁급식서비스는 요양원으로 파견 가서 신선한 식자재로 만든 요리를 제공하는 일이고, 이동급식서비스는 거점 공장에서 음식을 생산해 케이터링 방식으로 공급하는 일이다. 헬스케어 서비스로는 신체 재활 운동기구와 두뇌케어 게임 패키지, 환기설비를 판매한다. 시니어푸드를 개발해 '효도쿡'이라는 고령자 전용 식사배달 서비스 브랜드도 운영 중이다. '효집사'라고 불리는 시니어 케어 전문가가 직접 배달하는 시스템이라는 게 특징이다. 전국 요양원을 대상으로 고령친화식품을 HMR(대체식품) 형태로 판매하는 주문 발주 시스템 'e배려식' 서비스도 하고 있다. 직원 규모를 보면 정규직 직원 153명이 근무 중이다. 본부에 40명이 일하고 있고, 나머지는 영양사·조리사 등 현장 직원이다.
-시니어 케어 전문가의 직접 배달이라니. 일반 배달 기사와 뭐가 다른가.
▲'효집사'는 국가 공인 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소지하거나 본사의 교육을 이수한 전문방문요양사를 말한다. 일반 배달기사처럼 집 문 앞에 식사만 배달하고 떠나는 게 아니라, 홀로 계신 어르신을 끼니마다 직접 만나 안부를 확인한다.
-사랑과선행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20대 때 요양원 등으로 봉사활동을 많이 하러 다니면서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다 땄다. 그러다 2008년 정부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시작했고, 29살이었던 그 해 요양원을 직접 차렸다. 정부가 운영비 대부분을 지원하겠다며 요양원 창업을 권장했을 때다. 초고령화 시대에 정부 예산으로 요양원을 다 지을 수는 없지 않나. 그때부터 시니어 산업이 뜰 거라 생각하고 창업한 셈이다.
-차렸던 요양원은 지금도 운영 중인가. 어떻게 지금 사업으로 이어졌는지 궁금하다.
▲요양원은 2013년에 매각했다. 2011년 지금 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온전히 여기 집중하고 싶었다.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의 식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기도와 식도 사이의 괄약근이 약화된다. 그래서 입으로 식사를 잘 못 한다. 제대로 삼키지를 못한다는 뜻이다.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사망하는 노인도 많다. 이 때문에 여러 요양원에서 콧줄을 끼고 영양을 공급하는데, 시니어의 존엄성을 해친다고 생각했다. 이게 최선일까 싶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행복이 정말 크지 않나. 그래서 어르신들의 식사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 모델을 더 키우고 싶었다.
-시니어푸드로 이뤄진 식단은 일반 식단과 뭐가 다른가.
▲예를 들어 단체 식사에 자주 등장하는 '멸치볶음' 같은 반찬은 우리 식단에 없다. 어르신들이 씹기 힘들기 때문이다. 생선도 가시를 뺀다. 씹기 쉬우면서도 영양 균형을 맞춰 구성한 식단 3000가지를 갖고 있다. 사랑과선행이 10년간 개발한 식단이다. 이 식단을 바탕으로 한국노인장기요양협회에 가이드를 해주고 있다. 협회에 매뉴얼 표준을 제시하고, 회원들은 우리가 개발한 식단을 보고 식단을 짠다. 전국 거래처는 약 900개 된다.
-지난해 매출 규모와 올해 목표 매출이 궁금하다. 코스닥 상장 준비도 하고 있다고.
▲2025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160억원, 올해 목표 매출과 영업이익은 220억원, 15억원이다. 올해 상반기에 90억원 정도 이미 달성해서 거뜬할 거라고 생각한다. 프리IPO 투자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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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준비하는 일이 있다면.
▲앞으로 기내식에서도 시니어 식품을 찾아볼 수 있도록 타사와 협업 중이다. 최근에 회사로 유럽의 기내식 업체 관계자가 찾아왔다. 시니어를 위한 기내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개발한 뼈 없는 흰살생선, 미음 등 즉석조리식품에 관심을 갖더라. 지금은 제품 의뢰를 받고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다. 좋은 결실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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