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싸움에…월가 황제도 정치권과 아슬아슬 줄타기

"바이든, 대중 전략 올바르다" 입장 바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올바른 대중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을 방문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반중(反中) 연대를 약화시킨다는 공개 비판에 직면하자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다이먼 CEO는 6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추고 동맹국·동맹국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을 언급하며 "그들은 옳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희토류·반도체 등 중요한 국가 이익과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CEO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무역 제재로) 미국과 (대중 제재에 참여한) 동맹국 기업에 피해를 주지 않는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기업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중국 정책은 초당적으로, 그리고 동맹국과의 협의를 통해 수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대중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데) 시간이 걸리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대중 정책이 단순히 위협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소신 발언도 내놨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커지는 지정학적 우려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대만 문제 같은) 어려운 외교정책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겠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다이먼 CEO는 이날 의사당에서 약 100명의 온건파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구성된 새민주연합과의 비공개 오찬 모임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일단락된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와 관련해 미국이 부채한도를 의회 합의로 정하는 정책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한도 문제는 '완전한 재앙'이었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한 미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해도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과도한 재정지출과 양적 긴축,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문제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최근 다이먼 CEO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아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국제질서를 뒤흔들면서 과거 냉전 시대보다 기업환경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미 보수 진영 일각에서 "(다이먼 CEO가)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해친다" 등의 거세게 비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