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사회보장 전략회의 직접 주재
난립한 복지사업에 '합리적 통폐합' 주문
"자기 중심 판단, 뇌물 먹는 사람보다 더 나빠"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사회보장 서비스는 시장화, 산업화, 경쟁 체제가 돼야한다"고 밝혔다. 보편 복지의 서비스 복지 전환이 이뤄질 경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의 경쟁으로 더 나은 복지 체계가 자리 잡힌다는 게 윤 대통령의 판단이다.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복지철학과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관계부처에는 '복지-고용-성장'의 선순환 체계 수립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사회보장 전략회의'를 주재, "사회보장 서비스가 경쟁이 되고 시장화되면서 이것이 산업화되면 우리 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팩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은 지시를 건넸다.
이날 회의는 주요 사회보장 정책에 대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회보장위원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아동정책조정위원회,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청년정책조정위원회, 고용정책심의위원회, 국가교육회의, 유보통합추진위원회 등 각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와 관계 부처가 참여해 ▲약자복지 ▲서비스복지 ▲복지 재정 혁신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현금 복지는 선별 복지, 약자 복지로 해야한다"며 "보편 복지는 가급적이면 사회 서비스 복지로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부족한 사람에게는 더 많이, 덜 부족한 사람에게는 조금 적게 균형을 갖추는 게 보편복지라는 얘기로, 이를 경쟁이 가능한 서비스 복지로 확대해 더 나은 서비스를 끌어내자는 게 핵심이다.
그러면서 "범위를 넘어서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재정의 범위를 넘어서는 사회 보장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 스스로를 갉아먹는 게 된다"며 적절한 성장과 발전을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일률적으로 돈을 나눠주고 이런 식으로 해가지고는 돈을 그냥 지출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성장에 기여하는 성장 동력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회보장 서비스나 복지 사업이 중앙과 지방정부에 난립하고 있는 상황을 꼬집으며 '합리적 통폐합'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서비스의 생산성과 질을 높이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종류가 난립 해가지고 도대체 경쟁이 되겠냐"며 "좀 단순화해야 국민들이 '내가 어떤 서비스로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를 관리할 시스템인 '중앙부처 사회보장제도 통합관리 방향'도 다뤘다. 복잡한 제도는 패키지화해 알기 쉽게 단순화하고, 중복 사업은 합치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 빈틈없는 사회보장 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골자다. 취약계층 위주 사회서비스를 중산층으로 확대하고 복지 기술, 적극적 규제개선 및 투자, 경쟁 여건 조성 등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서비스 고도화 추진방향'도 논의했다.
중앙과 지방, 각 부처 간의 협업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각 부처가 협업해서 정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 해야 한다"며 "우리 부처가 다루는 예산이나 권한이 줄어드니까 양보를 못 한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국민을 위하는 게 아니라 자기 이익을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중심 자기 부처 중심으로 판단을 하면 부패한 것"이라며 "저는 뇌물 받아먹는 사람보다 더 나쁜 사람들은 그런 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각 안건 보고에 이어 '복지국가 전략 및 사회보장제도 통합관리방향' 및 '돌봄·교육, 고용·주거 분야의 사회서비스 고도화 추진방향'을 주제로 전문가들과 관계 부처 장·차관들의 주제별 토론도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 논의된 전략들은 전 부처와 지자체에 일관되게 구현될 수 있도록 국무총리와 사회보장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실행할 것"이라며 "현재 수립 중인 '제3차 사회보장기본계획'의 기틀이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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