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금융포럼]권종호 교수 "사외이사 제도는 선진국형, 운영은 후진국형"
사외이사에 대한 과도한 기대, 법으로 강제
전문성·독립성보단 정치권 출신만 많아
경영권 공격 수단만 많고 방어 수단 적어
권종호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5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서울아시아금융포럼'에 참석해 '법리적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의 문제점과 혁신과제'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5일 국내 사외이사 제도와 관련 "사외이사 관련 규제를 합리화해서 경제계 인사 등 전문성 있는 인사들이 사외이사에 많이 진출토록 해야 한다" 말했다.
권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서울아시아금융포럼에서 '법리적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 문제점과 혁신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제도는 선진국형인 반면 운영은 후진국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교수는 우선 국내 사외이사 제도와 관련 "한국처럼 자율규제가 아닌 법으로 사외이사를 강제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면서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상장사는 사외이사 선임이 법률로 강제돼 있으며 이사회의 절반을 넘어야 한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한국이 인적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전문·독립성에 의문부호가 붙는 사외이사들이 양산됐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후보군이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지 못하다 보니 관료, 교수, 법조인 등 법적 요건은 충족하지만, 전문·독립성과는 다소 유리된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대거 수혈됐단 것이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사외이사제 도입을 요구받았는데 당시엔 사외이사를 할 만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없었고,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다 보니 요건은 충족하지만 전문성과 독립성이 미흡한 사외이사들이 양산됐다"면서 "미국의 경우 금융사를 예로 들면 금융전문가, 법률전문가, 업계의 고수(高手)들이 주로 이사회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가 확산하면서 사외이사 비중이 49%에 이를 정도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금융권엔 아직 전직 관료나 정치권의 입김이 닿는 사외이사들이 많다는 게 권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정권의 전리품 된 사외이사'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친(親)정부 인사들의 선임 관행이 심화됐다"면서 "법을 통해 요건을 강화하는 법 규정이 더 이상 실효성을 갖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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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는 이에 따라 관련 규제 합리화를 통해 경제계 인사 등 전문가들이 사외이사로서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사외이사의 요건만 강화할 게 아니라 (규제를) 합리화해서 전문성이 있는 이들이 사외이사에 많이 진출토록 해야 한다"면서 "특히 경제 문제에 정치 논리 개입에 대한 심각성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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