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OB들의 일침 “재정, 마르지 않는 샘물 아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수립 60주년
역대 경제·재정정책을 담당했던 관료들이 재정을 둘러싼 포퓰리즘적 주장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건전재정 기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추가경정예산은 현재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성장전략으로는 민간중심의 구조전환과 구조개혁, 생산요소의 효율적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호텔에서는 ‘한국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수립 60주년 행사가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역대 경제부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던 원로인사들이 총출동했다.
2006년부터 참여정부에서 기획예산처 장관을 역임했던 장병완 전 의원은 언론을 만난 자리에서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책, 재정이 마르지 않는 샘물인 것처럼 생각하는 주장들이 정치권 일각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조삼모사처럼 저녁에 먹을 걸 낮에 당겨먹고 저녁에 굶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눈을 속이는 것이고, 정책이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전체적으로 재정의 쓰임새는 부채를 걱정하는 방향으로 하되 필요한 부분은 쓰고 대신 그만큼을 소위 불요불급한 지출 쪽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도 재정준칙에 관한 질문을 받고 “예비타당성 조사 완화는 내가 만들었는데 건전재정 계획의 일환이었다”면서 “(예타조사 면제기준을 완화하는 식의) 이런 정신으로는 재정건전성이 확보가 안 된다. 언론이 정부가 잘못한 것을 얘기해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추경 편성 주장에 대해서는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장 전 의원은 “추경은 꼭 필요할 때는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재정이라는 게 여러 정책의 최후의 보루이고 국가가 어려운 상황일 때 추경을 해야 하는 건데 너무 일상화되지 않도록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전 부총리도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추경까지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재정 환경이 좋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고 나도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에서 4차 추경을 주도했던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는 코로나19 시기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3대 개혁 당연, 과감하게 해야"
25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개혁정책을 통해 한국의 경제체질을 바꿔야 성장할 수 있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란 생산요소가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활용되어야 효율성이 올라가는 것”이라면서 “생산요소란 결국 사람, 돈, 기술 이런 것들인데 과연 이 생산요소가 잘 돌아가는 시스템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실천할지가 열쇠이고 그게 우리 사회 문제해결 능력의 척도”라면서 “최상위 구조는 정치인데 나토(NATO·No Action, Only Talk, 행동은 하지 않고 말만 무성)만 계속된다”고 꼬집었다.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그동안 우리가 국가 주도의 개발 전략을 써왔는데 이 타성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다. 이걸 빨리 극복해야 한다”면서 “세계적인 경쟁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블루오션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창의력 계발을 통해 승리해야 한다. 같은 차원에서 규제개혁을 포함해 공공부문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오석 전 부총리도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은 당연히 해야 한다”면서 “바뀐 여건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전 부총리는 “초기에는 수출 주도로 하다가 그게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니 중화학 중심으로 바꾸고, 그다음 개방화 시대에는 개방에 맞는 전략으로 바꿨다”면서 “지금은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내재적 문제들, 저출산이나 개혁 등을 잘 극복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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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 전 경제부총리는 “내가 어떻게 하자고 말할 건 아니다”라면서 “좋은 쪽으로 아이디어를 전부 모아서 토론하고 결론이 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 사안은 젊은 사람들에게서 개혁 아이디어를 잘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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