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정부 정책‥코로나 상처 치유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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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수준 보건 경계 태세 해제로 3년여 만에 끝났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102년 만에 인류를 엄습했던 세계적 유행병은 사회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상처를 남겼다. 충격은 상처를 남기고, 상처로 인한 상흔 효과는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사회를 고통스럽게 한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코로나가 남긴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회복탄력성을 확보하느냐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심리지수는 4월 90.1로 2020년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고는 2009년 5월 이래 최저 상태에 있다. 즉 한국 경제는 현재 코로나 팬데믹의 경제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 코로나 3년간 국가 전체로는 1139조원의 부채가 증가했다. 정부 재정(D1 기준)이 334조원, 가계신용(한국은행) 266조원, 민간기업 538조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 부채는 355조원이 증가했으며 자영업자 부채의 70%를 차지하는 다중채무자의 부채는 240조원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2년 말 자영업자 대출은 1029조원으로 주택담보대출 1012조원을 넘어섰다. 따라서 자영업자 대출 문제는 우리나라 금융 건전성을 위협하는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부채의 누증은 그다음 원리금 상환 부담 가중을 수반한다. 가중된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감당해 내지 못하면 연체가 발생하고 연체율이 높아지면 금융기관들은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추가 대출을 억제한다. 그 결과 자영업자들이 생업을 지속하기 위해 빚을 얻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이미 각종 지표는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다가가고 있다는 위험신호를 보인다. 채무자들이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청한 채무조정 건수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44% 증가한 4만6000건을 넘어 17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회생법원의 개인 파산신청 건수는 올해 1분기에 3만18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를 증가했다. 한마디로 코로나의 상처가 곪아서 터지고 있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5번 연장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를 2023년 9월 종료할 예정이며 부채 연착륙 대책으로 ‘새출발기금’의 신청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새출발기금’에 대한 채무자들의 호응이 저조한 이유를 간과하고 있다.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의 핵심은 자영업자들에게 대출 상환에 쫓기지 않고 생업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한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새출발기금’은 자영업자들에게 생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금융 여건을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새출발기금’은 만기 연장 조치를 대신할 수 없다. 그 결과로 9월 이후 자영업자들은 악화한 금융 여건으로 인하여 생업을 지속하는 데 훨씬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이는 금융기관들에는 자영업자 대출의 대량 부실 위험을 의미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났을 뿐이고 자영업자들의 생업 여건은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정상적 금융 조건의 절벽으로 자영업자들을 내몰고 있다.

아직 정상화는 이르다. 정부는 금융의 정상화보다 코로나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정책의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만기 연장에 따른 도덕적 해이 문제보다 지원 중단이 초래하는 자영업자들의 생업 여건 악화 문제가 훨씬 중대한 문제다. 정부 정책의 목표가 ‘연착륙’에 있다면 자영업자들이 생업에 충실할 수 있는 금융 여건을 지속하는 것이 최선의 연착륙 대책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 정책의 전면적 재검토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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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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