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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요일日문화]연차 사유 "젤다 출시"… 사장·직원 모두 '덕질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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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최신작 발매에 휴가자 속출
"취미 보장, 생산성 향상" 덕질휴가 제도화

"젤다의 전설 발매일이라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닌텐도가 지난 3일 인기 게임 시리즈 '젤다의 전설' 최신작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을 6년 만에 전 세계 동시 출시했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AFP 등 외신들도 이번 시리즈는 발매 사흘 만에 1000만개 판매량을 돌파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미지출처=닌텐도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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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이 1986년부터 나왔던 게임으로 팬층이 두터운 만큼, 이번 6년 만의 신작을 위해 휴가를 낸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젤다의 전설을 위해 휴가를 내는 이른바 '젤다 휴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었는데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아이돌도 "혼 하면 방황이지만 함께하면 모험입니다. 저는 젤다와 모험하러 떠나겠습니다"라고 밝혀 젤다 휴가에 합류했다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사실 일본에서는 유명 게임 시리즈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이를 위해 연차를 사용하는 일이 꽤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덕질 휴가'(推し休暇)를 인정해주는 회사도 생겨났는데요. 오늘은 젤다의 전설이 쏘아 올린 일본의 '덕질 휴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젤다 휴가'(ゼルダ休み)는 사실 젤다의 전설 출시에 맞춰 직장인들이 연차를 내는 현상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얼마나 인기가 많으면 게임을 위해 연차를 쓰냐'며 열풍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되는데요. 유명 게임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변형이 돼 쓰이곤 합니다. 포켓몬 게임이 출시됐을 때는 젤다 휴가와 비슷한 '포켓몬 휴가'도 화제가 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사무실 인테리어를 바꾸고 출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기업들이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꾀하는 추세인데요. 일본도 최근 이같은 휴가를 제도화하는 회사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서트나 영화, 연극을 보러 가는 등 취미활동을 위해 유급휴가를 주는 것인데요. 이번에 젤다의 전설로 젤다 휴가가 새로 떠올랐지만, 이 '덕질 휴가'는 몇 년 전부터 도입하는 회사가 생기는 추세입니다.


NHK도 지난해 삿포로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에게 이러한 휴가를 제공해 화제라며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었는데요. 법정 유급휴가에 더해 최대 3일의 휴가를 추가를 지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로게이머 지망생'으로 불리는 30대 보육교사가 게임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해당 휴가를 사용하는 등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원 만족도도 높은데요, 이 프로게이머 지망생 교사는 "자신의 취미에 시간을 충분히 쓰지 않으면 업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오히려 이 휴가를 즐기고 즐긴 만큼 그 즐거움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젤다의 전설' 게임 화면.(사진출처=일본 닌텐도 홈페이지)

'젤다의 전설' 게임 화면.(사진출처=일본 닌텐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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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게임 팬이 많은 일본에서는 이를 회사가 복지 차원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젤다의 전설에 앞서 포켓몬 바이올렛 출시 당시에는 회사 대표이사가 수락한 휴가 신청서 사유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직원이 "저만의 보물을 찾기 위해 포켓몬 출시에 맞춰 팔데아 지방으로 여행을 떠납니다"라고 작성한 것인데요. 팔데아 지방은 해당 게임의 배경이 되는 마을입니다. 대표도 "잘 다녀오라"고 흔쾌히 이를 허가해 수평적인 회사 분위기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직장 문화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분류되는 만큼, 일본 언론도 이같은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NHK는 싱크탱크인 홋카이도 21세기 종합연구소의 요코하마 히라쿠 조사부장의 멘트를 인용, "최근에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혁은 장시간 노동 개선이라는 법적 문제에서 일의 보람을 중시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의 선택지를 늘리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도 일의 보람이 생기면 그것이 생산성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해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는데요. 요코하마 조사부장은 "선택받는 기업이 되지 않으면 결국 인재를 확보할 수 없다. 매력적인 일터를 만들어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과거에는 자신의 삶보다 직장을 우선시하는 풍조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각자의 삶을 보장받으며 일할 수 있는 곳이 더 주목받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 주말은 잠시 소환사의 협곡으로 떠나는 시간을 가질까 하는데요. 좋아하는 일 하며 힘을 얻는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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