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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귀몰' 권도형, 왜 하필 '휴양지' 몬테네그로에 숨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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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세르비아 거쳐 몬테네그로로
수사 협조 어려운 발칸반도 국가
곧바로 한국 송환 가능할지 미지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최근 떠오르는 발칸의 휴양지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혔다. 그는 몬테네그로에 앞서 싱가포르, 세르비아 등을 거쳤다. 권 대표는 왜 몬테네그로에 있었던 것일까.


'신출귀몰' 권도형, 왜 하필 '휴양지' 몬테네그로에 숨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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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권 대표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보자. 지난해 4월 가상화폐 루나가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자 그는 한국에서 빠져나와 해외 도피를 시작했다. 먼저 택한 곳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한국보다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국가다. 2017년 한국은 가상화폐공개(ICO)를 투기로 보고 금지했지만 싱가포르는 지금도 허용하고 있다. 권 대표는 2018년 싱가포르에 모회사인 '테라싱가포르'를 설립하고 2019년 루나 ICO를 진행했다. ICO를 통해 경험한 싱가포르에 대한 익숙함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싱가포르는 유명 관광지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낯설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미국까지 루나 사태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터폴의 적색수배가 떨어졌다. 적색수배는 가장 강력한 조처로 수배자 검거 후 즉시 송환을 의미한다. 싱가포르는 대표적 영미권 국가로 인터폴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다. 그가 다음 행선지로 택한 곳은 세르비아였다.


범죄인인도조약 맺지 않은 세르비아…내부 혼란에 치안도 불안

왜 세르비아였을까. 한국과 세르비아는 서로 범죄인인도조약도 맺지 않았다. 세르비아는 국제형사경찰기구 가입국으로 인터폴의 영향권에 있다. 아울러 한국과 유럽이 형사사법공조 및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 협약을 체결했기에 세르비아에서 붙잡히면 역시 한국으로 송환된다. 그럼에도 직접 범죄인인도조약을 맺지 않았기에 송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현지 주한대사관이 아닌 서울남부지검의 단성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 따로 세르비아 정부에 수사 공조를 요청할 정도였다.


또한 세르비아는 내부적인 혼란이 아직 가시지 않은 국가다. 세르비아는 오랜 기간 분쟁을 일으켰던 발칸 반도에 위치한다. 여전히 분리 독립한 코소보와 외교적으로 갈등을 빚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치안이 불안할 수밖에 없어 마피아들이 득세하고 있다. 세르비아에서 마피아의 영향력은 국가의 행정과 치안을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치안 안정적인 몬테네그로…한국 대사관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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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르비아 수사당국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자 권 대표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비교적 치안이 안정적인 옆나라 몬테네그로로 이동했다. 몬테네그로는 최근 휴양지 겸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아드리아 해안 도시인 페트로바츠(Petrovac)는 유럽의 부유층들에게 사랑받는 휴양도시이며, 동시에 뛰어난 풍광으로 영화,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몬테네그로는 관광 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아 2021년 기준으로 관광업을 포함한 서비스업이 전체 GDP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몬테네그로는 한국 대사관이 없어, 우리 사법 당국이 몬테네그로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쉽지 않다. 권 대표는 일단 몬테네그로로 밀입국해서 다른 국가로 도피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몬테네그로 수사당국은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로 공식 입국한 기록이 없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이용해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국을 시도하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예정이다. 다만 권 대표가 곧바로 한국으로 송환될지는 의문이다. 미국과 싱가포르의 사법당국도 권 대표를 수사하고 있어 상황이 복잡해졌다. 만약 몬테네그로가 한국이 아닌 미국이나 싱가포르에 먼저 권 대표를 인계하면 한국으로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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