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된 톰 크루즈 헬기 촬영…거절 이유는 '북극곰 보호'

제작사, 스발바르에 헬기 40대 착륙 허가 요청
지역 당국 "북극곰 등 야생동물 보호해야" 거절

미국 할리우드 영화 시리즈인 '미션 임파서블' 제작팀이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서의 헬기 촬영을 추진했다가 지역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톰 크루즈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제작사 폴라X는 2024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 촬영을 위해 헬기 40여대의 착륙을 허가해달라고 지역 당국에 요청했다. 그러나 당국은 '야생동물 교란'을 이유로 들어 이 같은 요청을 거절했다.

스발바르 제도는 북극과 노르웨이 본토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인구 2700명 규모 군도다. 이곳은 북극곰 약 3000마리와 북극여우, 턱수염바다물범, 바다코끼리, 스발바르순록, 12종의 고래 등 다양한 동물들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폴라X는 헬기 착륙을 요청하며 "스발바르에서 (촬영된) 이전 작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관객을 끌어모았고, 북극 황야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스발바르 당국은 지역 내 교통량을 제한해야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목적의 헬기 착륙은 허가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지 매체는 "이 결정은 자연환경을 훼손하거나 인구 및 야생동물을 불필요하게 방해하지 않도록 한 지역 환경법 73조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발바르 환경보호 책임자 크리스틴 헤겔룬은 현지 방송 NRK에 "최근 착륙이 허가된 경우는 야생동물 다큐멘터리 촬영이 목적이었고, 영화 촬영의 경우 지상에서의 상당한 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폴라X는 스발바르 당국의 착륙 불허 결정에 불복해 노르웨이 환경청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이러한 시도 역시 무산됐다. 노르웨이 환경청 대변인은 "제작사는 다른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며 "이의제기가 철회된 만큼, 이와 관련해 우리가 처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폴라X 측이 찾은 '다른 해결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매체 스발바르포스텐이 입수한 폴라X 측 변호인의 의견서에 따르면 제작사와 지역 당국 간 상황을 타개할 합의점이 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스발바르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역 당국이 상업활동에 대해 지나치게 단정적인 접근 방식을 택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북극곰 주의 표지판. [사진출처=EPA 연합뉴스]

한편 지난 16일 스발바르 롱위에아르뷔엔에서 모습을 드러낸 톰 크루즈는 헬기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곳에 오게 돼 기쁘다"는 짧은 인사만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