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책임졌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었다는 취지의 책을 17일 발간한다.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저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저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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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장은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조갑제닷컴·532쪽)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냈다. 그는 책에서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수뢰 혐의를 세세하게 언급하면서 이를 '다툼없는 사실'이라 강조하고 서거의 책임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상당 부분 돌렸다.

이날 조갑제닷컴이 배포한 책 소개 자료를 보면, 이 전 부장은 책에 노 전 대통령의 혐의와 수사 결과를 상세히 기술했다. 권양숙 여사가 고(故) 박연차 회장에게 피아제 남녀 시계 세트 2개(시가 2억550만원)를 받은 사실은 다툼이 없고 재임 중이었던 2006년 9월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전달됐음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2007년 6월29일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과 공모해 청와대에서 정상문 당시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에게 100만달러, 그해 9월22일 추가로 40만달러를 받은 사실도 인정된다고 했다. 이는 아들 노건호 씨 미국 주택 구입 자금 명목이라고 썼다.

2008년 2월22일에는 건호 씨와 조카사위 연철호 씨가 박 회장에게 500만달러를 받았고 사업 명목으로 사용한 것 역시 '다툼이 없다'고 적었다.


또 정 전 비서관의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 횡령은 단독 범행이라고 본인이 주장했지만 노 전 대통령이 공모한 범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검찰은 이런 혐의로 노 전 대통령을 기소해 유죄를 받아낼 충분한 물적 증거를 확보했지만, 그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처리된 것이라고 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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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심정"이라고 했지만, 이를 알고도 수사하지 않는다면 검사로서 직무유기라고 판단해 수사를 계속했다고 회고했다.


노 전 대통령이 중수부에 출석한 2009년 4월30일 조사실에서 오고 간 대화도 책에 상세히 적었다. 그는 당시 우병우 대검 중수1과장이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의 대질조사를 요구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이 거부하자 두 사람을 대면만 하도록 했다.


조사실에서 박 회장이 "대통령님, 우짤라고 이러십니까!"라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 고생이 많습니다. 저도 감옥 가게 생겼어요. 감옥 가면 통방합시다"라고 했다는 것이 이 전 부장의 기억이다.


이 전 부장은 범행을 부인하는 피의자로선 대질 신문을 거부하면 수사기관에 무엇인가 숨기고 거짓말한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어 대질 거부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이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팔리잖아"라고도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원인의 상당 부분을 변호인으로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 탓으로 돌렸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저서 '운명'에서 '검찰이 박 회장의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다는 것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썼던 점을 지적했다. "검찰 수사 기록을 보지도 못했고 검찰을 접촉해 수사 내용을 파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며 의견서 한 장 낸 적이 없는데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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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변호인으로서 문 전 대통령이 검찰을 찾아와 솔직한 검찰의 입장을 묻고 증거관계에 대한 대화를 통해 사실을 정리해 나갔더라면 노 전 대통령이 죽음으로 내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는 변호를 맡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고 주장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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