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솔바이오, 동물실험에서 1형 당뇨 치료제 가능성 확인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제1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S1K(Shiloah 1000)'에 대한 효능 평가 실험에서 비(非) 비만 당뇨(NOD) 생쥐에 2주간 약물을 투여한 결과 혈당이 정상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NOD 생쥐는 자가면역 반응으로 췌장의 베타(β)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생기는 1형 당뇨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동물모델이다. 사람에게 생기는 1형 당뇨 역시 면역세포가 췌장 β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면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는 난치성 질환인 만큼 이와 유사해 1형 당뇨 연구에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자가면역연구센터는 지난 5개월 동안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비임상 시험센터 특정 병원체 부재군(SPF) 동물 사육 시설에서 S1K 경구투여에 의한 혈당 감소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120마리 NOD 마우스를 투입하는 동물 시험을 시행했다. 이번 실험은 S1K 효능 평가를 위해 위약(식염수) 대조군 외에도 인슐린 단독 투여군, S1K 단독 투여군, S1K와 인슐린 병용 투여군 등으로 실험군을 나눠 설계했다. S1K는 매일 2회 경구 투여하고, 효능 지속형 인슐린인 인슐린 글라진은 매일 1회 피하 투여하면서 혈당 변화를 관찰했다.

효능 평가 결과 위약 대조군의 혈당은 2주간 지속해서 급격히 증가했다. 2주간 혈당 감소 효능은 S1K와 인슐린 병용 투여군이 가장 컸고, S1K 단독 투여군, 인슐린 투여군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S1K와 인슐린 병용 투여군에서는 일부 동물에서 혈당이 정상 수준(비 공복 혈당 랜덤 측정, 250㎎/dL 미만)으로 감소하고 약물 투여를 중단하더라도 실험 종료까지 정상 혈당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당화혈색소(HbA1c)가 인슐린 단독투여군보다 S1K와 인슐린 병용 투여군에서 더 많이 감소해 혈당 조절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결과를 확인했다. 당화혈색소는 당뇨 치료제 임상에서 1차 평가지표로 주로 쓰이는 지표다.

회사 측은 "이번 실험 결과는 S1K가 제1형 당뇨병의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NOD 생쥐에서 S1K 경구 투여에 의한 혈당 감소 효능은 S1K의 자가 면역억제 효능을 간접적으로 확인하고 S1K에 의한 β세포 보호 효능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인슐린 투여 시기를 늦추는 한편 1형 당뇨 환자의 인슐린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1형 당뇨 환자는 평생을 매일 3~4회가량 인슐린 투여를 받아야 한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이번 동물 실험으로 혈당 감소 효능을 재확인한 S1K가 경구 투여제라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β세포 재생 효능 재확인 실험 결과가 나오는 대로 S1K를 1형 당뇨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