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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의 선택' 시젠·프로벤션, 뭐에 끌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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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430억달러에 시젠 인수
업계 최고 핫템 'ADC' 기술 확보

사노피, 29억달러에 프로벤션 인수
최초 1형 당뇨지연제 '티지엘드' FDA 승인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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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바이오텍 투자에 대한 경고등이 들어온 가운데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희소식이 함께 들려왔다. 13일(현지시간) 하루에만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가 총 460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하는 두 건의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면서 다시 불씨를 지핀 것이다.


이날 화이자와 사노피 등 글로벌 빅 파마들은 각각 항암 신약 개발사 시젠과 당뇨병 치료제 등 개발사 프로벤션 바이오를 각각 인수한다고 밝혔다. 피인수된 두 회사는 최근 FDA로부터 허가를 받은 신약을 갖고 있거나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등 상당한 기술력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화이자는 시젠(Seagen)을 주당 229달러, 총 인수금액 430억달러(약 56조원)에 인수했. 앞서 시젠은 지난해 미국 머크(MSD)와 인수 논의를 하기도 했지만 무산되면서 화이자의 품에 안기게 됐다. 이는 전날 종가 대비 32.7%의 프리미엄을 인정한 것이다.


시젠은 현재 '애드세트리스(Adcetris)', '파드(Padcev)', '티브닥(Tivdak)' 항체-약물접합체(ADC) 3종과 '투키사(Tukysa)'까지 FDA 승인 의약품 4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22억달러를 달성하면서 12%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화이자는 이어 시젠이 2030년에는 1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고 있다. 특히 주력 제품인 애드세트리스는 국내에서도 허가돼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치료제로 지난해 8억3900만달러(약 1조951억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상품으로 꼽힌다.

항체-약물접합체(ADC)의 구조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제공]

항체-약물접합체(ADC)의 구조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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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화이자의 시젠 인수는 최근 특히 주목받고 있는 ADC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ADC는 이름 그대로 항체(antibody)와 약(drug)을 접합(conjugate)한 의약품이다. 암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세포독성약물(페이로드)를 링커로 연결함으로써 마치 미사일처럼 암세포에만 효과적으로 독을 투하할 수 있어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캐롤린 버토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도 ADC와 관련이 크다. 이들은 '클릭 화학'을 고안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클릭 화학을 유기체에 활용한 것이 '생물직교 화학'이다. 서로 다른 작용기가 만났을 때 다른 단백질, 유기물과 상호작용 하지 않고 오직 정해진 파트너와만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ADC는 이 원리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화이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항암제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크리스 보쇼프 화이자 암·희귀질환 최고개발책임자(CDO)는 "시젠이 갖춘 세계 최고 수준ADC 기술을 추가함으로써 화이자는 혁신적 암 치료의 최전선에 서게 될 것"이라며 "고형암과 혈액암 양쪽 모두에 대해 기존 포트폴리오를 강력하게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1형 당뇨의 발병 지연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티지엘드(성분명 테플리주맙)' [사진=프로벤션바이오 제공]

1형 당뇨의 발병 지연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티지엘드(성분명 테플리주맙)' [사진=프로벤션바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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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가 인수한 프로벤션바이오는 지난해 11월 1형 당뇨병의 발생을 지연하는 '티지엘드(성분명 테플리주맙)'를 FDA로부터 승인받은 바 있다. CD3 항체를 타깃으로 해 자가면역질환 연관 T세포는 줄이고 자가면역질환 억제 조절 T세포는 증가시키는 기전을 통해 2기의 1형 당뇨가 3기로 진행하는 것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생활습관 등의 문제로 생기는 2형 당뇨와 달리 면역세포가 췌장 베타(β)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면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는 난치성 질환인 1형 당뇨는 지금까지 치료법이 개발되지 못했다. 체내 인슐린 분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기 때문에 평생 하루 4회 이상 혈당을 검사하면서 주기적으로 인슐린을 투약해야만 했다. 티지엘드는 1형 당뇨 발병 고위험군 대상 임상에서 대조군 24.4개월, 투여군 48.4개월로 평균 2년 정도 발병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환자에서 보고된 최장 지연 기간은 11년이다.


이는 1형 당뇨병 발병 지연제에 대한 최초의 규제 당국 승인이었다. 승인에 앞서 티지엘드의 미국 판권을 사들이는 등 기대감을 보였던 사노피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아예 회사 인수에 나선 것이다. 인수 금액은 주당 25달러, 총액 29억달러(약 3조7851억원)로 전일 종가 대비 265%의 프리미엄이 인정됐다.


특히 SVB 사태로 바이오텍들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온 빅딜인만큼 시장의 반응도 고무적이었다. 이날 피인수기업들은 모두 주가가 인수금액 수준으로 급상승했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바이오 ETF들도 3%가량 상승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에 대한 우려보다는 바이오텍 M&A 센티먼트 개선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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