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협력실 축소되고, 인도협력국 격상될 듯
'北 폭파' 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 폐지 유력
"정권 따라 흐트러져…인권문제 지속성 필요"

통일부가 남북 교류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축소하고, 북한 인권을 다루는 부서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개성에서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관련 조직은 아예 폐지될 전망이다. 한반도의 냉각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정권 교체마다 잦은 개편으로 정책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일부는 업무 효율성을 꾀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남북관계를 비롯한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조선중앙통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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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남북간 민간교류 업무를 지원해온 교류협력실은 '실(室)'로 승격한지 3년만에 다시 교류협력국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교류지원과를 비롯한 일부 부서는 폐지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반면, 북한인권·이산가족·탈북민 정착 지원 등을 담당하는 인도협력국은 '실'로 격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협력국은 문재인 정부 시절 다소 힘이 빠졌던 조직이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인권 문제가 현안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보편적 가치'와 연결해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통일부 업무보고 당시에도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정확하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통일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 조직을 폐지하고, '대북 연락기능'을 남북회담본부로 넘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효율성을 이유로 사무처 직제를 운영부·교류부·연락협력부 등 3개 부에서 운영교류부·연락협력부 등 2개 부로 줄였는데, 이번에는 아예 없애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합의'를 계기로 그해 9월 개성공단에 문을 열었다. 남북 인원이 한 건물에서 근무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1월 남측 인원이 철수했다. 이후 북한은 남측의 대북 전단에 반발하며 같은 해 6월 사무소 청사를 폭파해버렸고 그 뒤로는 하루 두 차례 단순 연락기능만 유지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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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조직 개편의 방향성은 냉각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권 교체나 시시각각 뒤바뀌는 남북관계에 따라 조직 개편이 잦은 탓에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교류협력실은 모두 직전 정부에서 신설·승격됐고, 인도협력국 내 북한인권과는 가장 뒤쪽 서열로 밀려났던 조직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인권' 조직에 힘이 실리면서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을 큰 틀에서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건 '일관적인 원칙'을 꾸준히 가져가야 한다는 것인데, 역대 정부가 지속성 없이 우왕좌왕했던 건 사실"이라며 "특히 인권 정책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문제가 정권마다 차이가 컸는데, 두 가지야말로 가장 꾸준하게 가져가야 할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직 개편에 있어서 교류·협력 조직은 상황에 따라 일정 부분 조정할 여지가 있다지만, 인권 관련 문제는 남북관계와 무관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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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특정 부서를 폐지하거나 신설하는 안이 확정된 건 없다"며 "업무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안을 놓고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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