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권력, 영토를 향한 푸틴의 비겁한 욕망은 실패할 것이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전쟁을 시작한 것은 서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21일(현지시간) 1년간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선포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 발발 이후 첫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과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 참여 중단을 선언하자,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며 또 한번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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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시아 승리 결코 없을 것"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폴란드 왕궁 정원의 쿠비키 아케이드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승리가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분열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지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예고없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찾아 "푸틴의 정복 전쟁은 실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주권, 그리고 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없고 굴하지 않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힌 다음날 이뤄졌다. 특히 전쟁의 책임을 서방에 돌린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몇시간 간격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입을 열면서 일종의 반박성 성격을 띠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세계 질서의 반대편에 선 두 지도자가 직접적으로 맞서는 이례적인 순간"이라고 주목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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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 전쟁을 '푸틴의 비겁한 욕망'이라고 정의하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반인도적인 대규모 잔학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이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지 우크라이나뿐만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시험대이기도 하다면서 "세계의 민주주의는 오늘, 내일, 그리고 영원히 자유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진행된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파괴를 추구하지 않으며, 공격하려는 음모를 꾸미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서방이고,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무력을 사용했다"며 "서방이 지역 분쟁을 글로벌 분쟁으로 확대하려 한다"고 주장했었다.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에 이은 이날 연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어약속을 재확인하는 한편 서방 안보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쟁 장기화로 유럽 동부일대까지 안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토 회원국에 대한 확고한 방어 공약을 내비친 것이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사전 예고없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5억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구상을 전달하기도 했다.


◆서방에 전쟁 책임 탓한 푸틴...뉴스타트 중단 선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하루에 쏟아진 미러 정상 간 공개 설전은 양측에서 이번 전쟁을 바라보고 있는 시각 차를 확인시켜준다. 전쟁의 책임을 상대에게 물은 것이 대표적이다. NYT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지역 분쟁을 글로벌 분쟁으로 확대하려 한다"며 "우크라이나에서 확전의 책임은 서방 엘리트에게 있다"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을 비난했다. 아울러 현재 러시아가 어렵고 결정적인 시기를 거치고 있다면서도 "국민 대다수가 돈바스 방어를 위한 우리 작전을 지지한다. 우리를 패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개전 이후 첫 국정연설에서 전쟁 장기화로 웅성이는 민심을 달래는 한편, 무력 사용의 당위성까지 강조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핵실험을 시사하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 또한 결코 러시아가 물러서지 않겠다는 엄포로 읽힌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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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2010년 체결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핵탄두를 각각 1550개 이하, 핵무기 운반 수단을 각각 1500개 이하로 감축하는 동시, 쌍방 간 핵 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도록 한 조약이다. 또한 그는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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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경제재제를 두고도 맞섰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우리 경제를 패배시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초했다"면서 "러시아의 경제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견고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서방이 또 다른 제재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같은날 주요외신들은 주요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오는 23일 대러시아 추가 제재를 위해 회동한다고 보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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