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화, 처방 방식, 인프라 구축 등
아직 과제 산적해 있어

건강보험 급여 진입 없이는 시장 형성 힘들어
'의사 처방-약사 조제' 藥방식 따를지도 관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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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DTx, 디지털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에임메드의 불면증 치료 DTx '솜즈'가 이 같은 영광을 안은 가운데 오랫동안 기다려온 희소식이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 의료산업의 특성 상 단순히 제품을 허가받았다고 해서 시장에 바로 공급돼서 쓰이기 어려운 만큼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DTx와 관련해 허가 이후 상용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는 ▲국민건강보험 급여화 등 지불 방식 ▲처방 및 사용 방식 ▲의료 시스템 내 인프라 구축 등이 꼽힌다. 모두 당국과 업계, 의료계 간의 의견 일치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커 이 같은 고비를 넘어 실제 환자들에게 DTx가 원활히 전달되는 데에는 3~5년가량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큰 과제는 단연 급여화다. 일반적인 시장 거래는 생산자가 물건을 생산하면 이를 도·소매상에게 넘기고,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DTx에 이를 대입하면 에임메드가 개발한 솜즈를 의사나 약사를 통해서 환자에게 판매하면 되는 셈이다. 문제는 의료산업은 이 같은 구조로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품 자체는 이렇게 유통될 수 있지만, 지불 과정은 한참 더 복잡하다. 감기로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받았다면 보통 3000~4000원을 진료비로 낸다. 하지만 의사가 실제로 받는 돈은 그 몇 배다. 환자가 아닌 국민건강보험이 사실상의 '지불자(payor)'로서 수가를 계산해서 급여를 별도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강력한 공보험을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가장 큰 지불자인 한국에서 상용화는 곧 건강보험 급여화와 동의어다. 물론 비급여나 실손보험 등의 방법도 있지만 보다 많은 환자에게 쓰이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급여화가 필수적이다. 반대로 누가, 얼마큼의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상용화는 오리무중에 가까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식약처에서 앞으로 DTx를 계속 허가하더라도 결국 시장에서 쓰일 수 있는 '급여화'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는 DTx 산업의 미래를 점치기 어려운 까닭이기도 하다.

JLK의 뇌경색 진단 보조소프트웨어인 'JBS-01K'의 사례가 이 같은 사례다. JBS-01K는 2018년 8월 식약처의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음에도 무려 4년여간 보험 수가 적용 여부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12월 DTx인 솜즈, 웰트의 '필로우Rx'와 함께 혁신 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제도의 대상 의료기기로 선정된 후에야 비급여를 통한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시작!DTx시대]①'1호 DTx', 언제 쓸 수 있을까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DTx와 관련한 급여화 가이드라인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당초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지난해 중으로 가이드라인을 발간할 예정이었지만 다소 밀린 상태다. 현재 유력한 안으로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DTx'에 한정해 의료 중대성이 높거나 해당 치료법이 없을 때는 선별 급여를 적용하고, 그 외의 경우에는 한시적 비급여를 적용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격 산정 면에서는 원가를 기반으로 가격을 산정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원가 산정에 쓰이게 될 가이드가 DTx가 아닌 정부나 지자체가 발주한 소프트웨어 가격에 쓰이던 것인 만큼 DTx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급여 면에서도 환자의 본인 부담금이 90%에 달하는 본인 부담금을 받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DTx 개발 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개된 초안을 토대로 보면 사실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건강보험 급여화를 노리는 건 제품 공급 가격을 대폭 낮추더라도 이를 환자와 건보공단이 나눠 부담함으로써 시장 진출의 기회를 늘리고자 하는 전략"이라며 "90% 선별급여로 갈 때는 정작 환자 입장에서 비용 절감을 느끼지 못하면서 정식 급여나 비급여 대비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DTx는 누구에게?"

실제 사용 방식도 이제야 본격적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조제 후 수령하는 전문의약품(ETC)과 약국에서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이 분리돼 허가가 나오는 의약품과 달리 의료기기는 통상 '의사의 진단과 지도'와 같은 방식으로만 언급될 뿐 허가 사항에 의사의 처방 여부 등 실제 사용 방식에 대한 규제가 함께 이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의사의 처방이 필수인 '처방형 DTx(PDT)' 모델로 갈지부터 프로그램의 설치나 사용 방식의 안내 등 초기 교육·상담 인력의 필요성이 높은 만큼 이와 관련한 약사의 복약지도가 필요한지, 실제 판매를 의사나 약사를 통해서 코드를 발급받는 식으로만 가능하게 할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다만 이날 1호로 승인을 받은 솜즈는 우선 의사의 처방을 통해 쓰이는 PDT 방식으로 쓰일 전망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솜즈는) 병원에서 진료받은 다음에 애플리케이션(앱)을 환자의 스마트폰에 다운받아서 사용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에임메드는 비처방의료기기(non-PDT)와 허가가 필요 없는 웰니스 모델로의 확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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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익숙하지 않은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DTx의 효용을 입증하는 한편 처방 편의성을 높일지도 주요 관건이다. 한 개업의는 "DTx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당장 우리 의원에서 어떻게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DTx를 전자의무기록(EMR)과 어떻게 연동할지와 같은 실용적 측면부터 실제로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얼마만큼 수익성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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