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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멍자국' 숨진 초등생…왜 학대 사실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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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 결석 학생관리 매뉴얼 따랐어야"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이른바 '정인이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 아동학대 근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했지만 또다시 안타까운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인천에서 홈스쿨링을 한다며 학교에 장기간 결석한 초등생이 숨을 거뒀는데, 부모의 학대가 문제의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호흡과 맥박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12세 A군의 몸에서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초반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상처"라던 부모는 경찰의 집중 추궁 끝에 "훈육을 위해 때렸다"며 혐의사실 일부를 인정했다.

A군은 홈스쿨링을 이유로 학교에 가지 않았다. 학교 측이 부모의 학대 사실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부모는 "필리핀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 홈스쿨링을 한다"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A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사망 전날인 지난 6일까지 학교에 계속 출석하지 않아 장기 결석자로 분류됐다.


'온몸에 멍자국' 숨진 초등생…왜 학대 사실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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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A군과 같은 장기 결석생은 교육 당국에서 집중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홈스쿨링 아동 안전을 위해서다. 하지만 학교 측은 따로 가정방문 하지 않고 유선상으로 아이의 소재와 안전을 파악해 보고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는 계모 B씨가 학교를 방문했고, A군이 숨지기 8일 전인 지난달 30일에는 유선상으로 상담했지만 학교 측은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홈스쿨링 관리가 더 촘촘히 이뤄졌다면 학대 사실을 미리 발견할 수 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학교에 장기 결석한 초등생이 부모의 학대에 의해 숨진 상태로 발견되는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에 교육 당국의 미온적 대처가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2021년 3월 인천에서는 가정학습과 교외체험학습을 이유로 장기간 결석하던 초등학교 3학년생이 부모 학대로 숨졌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교육 당국의 장기결석생 관리가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공 대표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담임교사가 주기적으로 전화로 관리해왔다고 하지만 가정 방문도 하지 않았다"며 "특히 겨울방학 이전에 한 달 정도 A군이 무단결석했기 때문에 충분히 (아동학대를) 의심할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의 미인정 결석 학생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아동의 안전과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정 방문을 해야 한다. 교직원과 사회복지 전담 직원이 함께 가야 하고, 만약 보호자가 면담 요청에 불응하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 대표는 "이 사건의 경우 무단결석이기 때문에 교육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로 충분히 신고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아동학대처벌법 제11조에 보면 경찰이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한 장소에 출입해서 조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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