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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Fed의 '동상이몽'…증시 과도한 낙관론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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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발언 이후 증시 상승 랠리 이어가
'금리인상' 발언에도 "비둘기적이었다"
월가 내부에선 시장 낙관론 지적하기도
"여전히 상당한 유동성…투자 유의해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최근 두차례에 걸친 공개 발언 이후 미국과 한국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음에도 시장은 '물가상승세가 약화하고 있다'는 언급에 더 집중하며 오히려 Fed의 '피벗(Pivot·정책선회)' 기대감을 더 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가 내부에선 시장의 낙관론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신중한 투자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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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의 지난 2일(한국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간담회와 지난 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대담 이후 증시는 '마이웨이 랠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1.30% 상승한 2483선으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0.93% 상승한 779.98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매수를 늘리며 상승세를 이끈 결과다. 파월 의장이 '디스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을 언급하고 나스닥이 급등한 것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파월 의장은 대담에서 "물가하락이 시작됐지만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2년이 걸리고, 고용지표가 너무 강력해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는데, 시장은 '금리인상'보다는 '물가하락'에 더 집중했다. 실제 그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상당하게(significantly)' 감소할 것"이라거나 "나는 '확실히(certainly)'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쓰겠다"는 등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인 발언도 했는데, 시장은 이같은 파월 의장의 미묘한 변화에 환호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려면 긴축이 더 계속돼야 한다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도 했기 때문에 이런 시장의 반응이 과도하게 낙관적이란 우려도 크다. 파월 의장이 사실상 '매둘기(매파와 비둘기파 색채 혼재)'에 더 가까웠다는 의미다. 미국의 경제 매체 CNBC는 "파월 의장은 매파적이었는데 투자자들은 황소적"이었다고 평가하며 Fed와 시장의 치킨게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비하면 물가 불안이 다소 약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섣부르게 판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씨티그룹의 전략가인 모하메드 아파바이는 블룸버그를 통해 미국, 유럽, 홍콩, 한국 시장의 주식은 고평가된 것으로 보이며 향후 3~4개월 안에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주식이 강세를 보이려면 달러가 여기서 10% 더 하락하는 것을 봐야 하는데 Fed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한다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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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내부에선 미국의 물가하락세조차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뉴욕 헤지펀드 윈쇼어 캐피털 파트너스의 강 후 TIPS 트레이더는 마켓워치에 "디스인플레이션을 5~6개월 더 겪을 수 있지만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의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Fed의 0.50%포인트 금리인상을 주장하며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통화정책과 세계 지정학적 상황 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환율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126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260원을 넘은 것은 지난 1월6일(1268.6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지난 2일 1216.4원까지 떨어진 뒤 일주일도 안 돼 1262원으로 오르는 등 편차가 큰 모습이다. 외환시장은 증시와 달리 파월 의장의 발언을 '매파적'이었다고 재해석하며 당분간 강달러 흐름을 예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오는 14일 나오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CPI) 지표를 기다리며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인상 압력은 계속 존재하지만 속도나 폭이 조금 조절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서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것 자체가 실제로는 여전히 상당한 유동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출 등을 통한 투자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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