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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혼 악습’과의 전쟁 나선 인도...2000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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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승우 기자] 인도 북동부 아삼주의 도시 구와하티에서 조혼 악습을 뿌리뽑기 위한 단속이 시작된 첫날, 2000명 이상의 남성이 불법 조혼으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아삼주의 히만타 비스와 사르마 주지사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조혼 악습 폐지를 위해 2주 동안의 단속을 시작하게 됐다”며 첫날 2044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사르마 주지사에 따르면 아삼에서는 8명 중 1명의 여성이 18세 이전에 결혼하고 15세 이전에 아이를 낳으며, 이는 높은 산모와 유아 사망률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간 인도에서는 여성 교육권을 회복하고 산모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조혼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2021년 초에는 뉴델리 인근 하리아나주의 소녀 수백 명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여성의 법정 혼인 최저 연령을 21세로 높여달라고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를 반영해 2021년 12월여성의 혼인 최저 연령을 21세로 상향 조정하는 수정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그전까지는 남자는 21세, 여자는 18세로 혼인 최저 연령이 달랐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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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가난한 시골 지역에서는 가족에게 경제적인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수많은 미성년자 여성이 조혼을 강요받고 있다. 유니세프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조혼한 미성년자 여성은 약 150만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부가 방역을 위해 도시 곳곳을 봉쇄하면서, 가난한 가정에서 십 대 여성들에게 조혼을 강요하는 경우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자살하는 여성 중 38.6%가 인도인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중 대다수가 35세 미만의 기혼자로, 가부장 문화가 팽배한 인도에서 무리한 조혼을 종용받는 것이 여성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한편 이번 아삼주의 조혼 단속에서 체포된 남성 중에는 불법 아동 결혼식을 주관한 성직자 및 사법 당국자 52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체포된 남성 중 이슬람교부터 힌두교, 기독교까지 각자 다른 종교 신자들이 포함돼 있었다”며 “조혼 관련 악습은 종교와 상관없이 만연해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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