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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통일교, 한일해저터널 지으려고 14만평 규모 토지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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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피격으로 통일교 문제 확산
토지 매입 위한 헌금 사용 정황도 드러나

국제하이웨이재단이 소개한 한일해저터널 구상도.(사진출처=국제하이웨이재단)

국제하이웨이재단이 소개한 한일해저터널 구상도.(사진출처=국제하이웨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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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으로 일본에서 통일교 문제가 확산된 가운데, 통일교에서 한일해저터널 건설에 자금을 투입했다는 내용까지 제기됐다. 일본 언론들은 한일해저터널 부지의 95%가 통일교 관련 단체에서 나온 것이며, 옛 통일교 신자들의 헌금이 사용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12일 마이니치신문은 한일해저터널 사업을 담당하는 ‘국제하이웨이재단’이 통일교 관련 단체의 기부로 토지 46만㎡(약 14만평)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전체 매입 토지 중 43만㎡(약 13만평)가 통일교 관련 단체에서 기부받은 것이며, 규슈지방의 경우 도쿄돔 10개를 합친 것에 해당하는 토지가 통일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는 지난해 11~12월 재단의 자료를 기초로 토지 등본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한 토지 매입 과정에서 옛 통일교인들의 헌금이 사용됐다고도 주장했다. 재단의 전신인 국제하이웨이건설사업단이 통일교회로부터 약 100억엔(947억원)을 기부받았다고 마이니치에 밝혔기 때문이다. 마이니치는 "토지 매입 과정에서 사실상 통일교인 헌금이 기부금으로 충당됐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자사 취재진이 문선명 전 통일교 총재의 설교를 수록한 '문선명 선생 말씀 선집'을 확인한 결과, "계획을 시작한 지 벌써 20년 가까이 됐다. 매달 1억엔(9억원)씩 들여 10년간 팠다"며 "100억엔 이상의 통일교회 재원을 투입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또한 통일교 재단이 발행하는 소식지에도 관련 내용이 등장한 바 있으며, 2016년 소식지에는 한학자 총재가 부지를 시찰하고 기념식수를 심은 사진이 실리고 2017년에는 한국 측 시찰자가 2000명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언급됐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이어 규슈뿐만 아니라 나가사키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토지 매입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6년 11월 한학자 총재가 한일해저터널 부지를 시찰하는 모습.(사진출처=국제하이웨이재단)

2016년 11월 한학자 총재가 한일해저터널 부지를 시찰하는 모습.(사진출처=국제하이웨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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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대부터 시작된 한일해저터널 구상

한일해저터널 구상은 1910년 한일병탄 이후 일본에서 처음 논의되기 시작했다. 중국 점령을 노리던 일본이 횡단철도를 깔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고, 조사 터널 굴착에 들어가는 등 추진을 시도했으나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한국에 해저터널 이슈가 떠오르게 된 것은 1981년 문 전 총재가 공표하면서부터다. 이후 통일교와 관련된 연구단체들이 연구를 시작하고, 한일터널연구회가 설립됐다.


한일해저터널은 양국 정치권에서도 종종 등장했던 소재다. 통일교 문제가 불거지기 전, 한일 관계 개선을 이끌 수 있는 카드로 쓰였다. 일본에서는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제안했었으며, 자민당의 주요 추진 과제로 설정된 적도 있다. 한국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추진 필요성을 거론했으며, 터널이 이어질 부산의 경우 시장선거 때마다 이슈가 재부상했다.

사실상 중단…앞으로도 추진 어려울 듯

이미 한일해저터널은 안전성, 타당성 조사에서 번번이 부적합 판정을 받으며 사실상 무산된 프로젝트였다. 사이토 테츠오 국토교통상도 지난해 8월 기자회견에서 “국토 형성 계획에서 한일해저터널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 솔직히 황당한 구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아베 전 총리 피격으로 통일교 문제가 일본을 뜨겁게 달구고 있고, 한일해저터널 사업에 통일교가 깊숙이 관여한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앞으로 추진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사업에 관여했던 교수, 기술자 등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 통일교 신자라고 밝힌 나카마사 마사키 가나자와대학 교수는 "한일해저터널은 통일교에서 메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의 필수 요소로 지상천국 실현을 위한 것으로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통일교 문제를 다뤄온 기토 마사키 변호사는 “한일해저터널 구상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교단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돈의 출처에 문제의식을 갖고 활동을 자중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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