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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신당역 보복살인' 전주환에 사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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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늘 출근하던 직장에 나타난 피고인에 의해 갑작스럽게 공포감을 느끼며 사망했습니다. 이미 해본 것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았을 20대의 피해자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준비할 시간도 주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중략) 그럼에도 피고인은 (앞선 스토킹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상황이 되자 반성은 커녕 오로지 보복만을 위해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검사)

자신이 스토킹하던 신당역 역무원을 살해한 전주환(31·남)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 박정제 박사랑) 심리로 열린 전주환의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사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사는 "피고인에게 여전히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다"며 "사건 자체에 대해서도 냉담하게 반응하고, 본인의 입장과 안위만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다른 (스토킹) 범행으로 재판받던 상황에서 뉘우치고 재범에 나아가지 않았어야 하는데 그 상황 자체에 대한 보복을 위해 살해한 것이다. 범행 동기만으로도 비난 동기가 크다"며 "확정적 고의와 목적 의식이 뚜렷했고, 공개적 장소에서 벌어진 잔혹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형사사법 절차와 사법시스템을 믿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국민에게 언제든 이 같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줬다"며 "그럼에도 참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향후 교화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검사는 덧붙였다.


반면 전주환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와 유족 측에 큰 고통을 드려 죄송하고 자신이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범행을 인정하고 책임을 수용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 성장 과정과 및 성년 이후 사회생활 등을 종합할 때 불특정인에게 재범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선처하고 마지막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고 최후변론을 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전주환은 준비한 종이 2장을 꺼내 읽으며 최후진술을 했다.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절대 해선 안 될 잘못을 저질렀다"며 "정말 잘못했다. 모든 행동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선 전주환이 범행을 앞두고 피해자의 주거지로 추정되는 건물을 수차례 찾아간 CCTV 영상 등이 공개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심리분석가는 전주환에 대해 "자기초점화(자기중심적 성향) 돼 있고 ,주관적으로 상황을 해석하는 경향이 많다. 자기 감정엔 풍부히 반응하지만, 타인의 입장이나 반응엔 공감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며 "재범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내달 7일 오후 2시 전주환의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하기로 하고, 모든 변론절차를 마무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주환은 피해자의 신고로 기소된 스토킹 범행 등 사건의 선고 날짜가 잡히고 실형이 예상되자 '지금껏 쌓아온 것들이 모두 무너지게 됐다'는 생각에 피해자를 살해할 결심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환이 스토킹 범행 사건의 결심 공판이 있던 지난해 8월18일부터 범행 날까지 4차례에 걸쳐 지하철 역무실을 찾아 피해자의 주소지, 근무 정보 등을 확인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전주환은 피해자의 주간 근무 퇴근 시간에 맞춰 주소지 건물에 몰래 들어가 기다렸지만, 피해자가 이미 다른 곳으로 이사해 범행하지 못했다. 결국 전주환은 근무지인 신당역을 찾아갔고, 그곳 여자 화장실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그는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인 지난해 9월29일 전주환은 서울서부지법에서 스토킹·불법 촬영 혐의 등 사건으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와 관련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전주환이 피의자 신분이던 지난해 9월21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전주환이 피의자 신분이던 지난해 9월21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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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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