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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꿈은 이뤄질까…새해 달구는 '중대선거구제' 논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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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새해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정치 개혁 비전 '중대선거구제'에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기존의 양당제 구도를 깨고 협치가 가능한 다당제 구도로의 재편을 점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기존 정당의 독식이 더 심해지고 국토의 5분의 1에 달하는 대형 선거구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역 의원 간 유불리가 갈려 쉽사리 도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당제·지역구도 혁파는 '노무현의 꿈'

노무현 전 대통령[이미지출처=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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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4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선거 제도 개혁은 노무현(전 대통령)의 꿈이기도 하다. '노무현의 꿈'이 이번에 이루어지려나 하는 어떤 설렘 같은 것도 있다"며 중대선거구제로의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전 사무총장이 중대선거구제를 '노무현의 꿈'이라고 하는 이유는 20년 전 그의 첫 시정연설에서 찾을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시정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역구도는 반드시 해소되어야 합니다. 지역구도를 이대로 두고는 우리 정치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내년 총선부터는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2/3 이상의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여야가 합의하셔서 선거법을 개정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저의 제안이 내년 17대 총선에서 현실화되면, 저는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 또는 정치연합에게 내각의 구성권한을 이양하겠습니다.(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노 전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2/3 이상의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가 바로 중대선거구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등이 독식하는 제도가 아닌, 2~4등까지 의석을 가져갈 수 있게 되면 당이 분화하고 정치 스펙트럼에 따라 4~5개의 다당제 체제가 형성된다는 것이 유 전 사무총장의 전망이다.


그는 "기호 1, 2번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면 우선 정당들이 분화된다"며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가 어떻게 국민의힘과 함께 가겠나, 더불어민주당도 '수박이니 개딸이니' 서로 그만들 싸우고 따로따로 살림 차려야 한다"고 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소선거구제 폐지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를 가장 강력하게 하신 분이 노 전 대통령"이라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저희가 손해를 보게 될 것이고 어쩌면 당내의 혼란도 야기될 수가 있다"면서도 "정치가 너무 적대적으로 가는 이 문제를 뛰어넘지 않고서는 정치가 불신받는다"고 했다.


논의 시작하는 국회…'독식 심화' 우려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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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총선 1년 전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 2024년 4월 10일이 22대 총선일임을 고려하면, 내년 총선에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려면 올해 4월 10일까지 논의를 마쳐야 한다는 뜻이다. 100일도 채 안 남았다. 국회는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국회에서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하는 기구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다.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은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선거구 제도의 의제의 내용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이라며 "여러 가지 안이 나와 있고 그러다 보니까 비례를 늘리면 아무래도 지역구 의석이 줄어들 수가 있기 때문에 그걸 중대선거구제로 바꾸자, 이런 안이 나와 있어서 한 번 저희가 강독했다"고 했다. 현재까지 정개특위가 추려낸 공직선거법 대상안은 11개에 달한다. 남 의원은 "그 이후에 또 추가로 많은 의원이 법안을 내고 계셔서, 그 법안까지 포함해서 회부되면 논의를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도 국민의 요구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것이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선거제도 개편에 나설 것"이라며 "당에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했고 그에 대해서 지금 당내 여러 의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했다.


단 이 제도가 과연 양당제와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노무현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정치 신인들의 등용문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중대 선거구제가 소위 중진 의원들 중심의 기득권을 고착화하는 그런 또 단점도 있다"며 "(중진들은)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이름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신인 정치인들이 들어오기는 어려운 선거 제도"라고 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주당이 수사권 조정을 밀어붙이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지만, 그것도 '소수당을 우대하겠다'고 만들어놓고는 오히려 뒤통수를 쳤다"며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도입 취지와 다르게 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 지역구가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강원도의 모 선거구는 우리나라 영토의 17분의 1정도 선거구가 있는데, 중선거구제가 되면 우리나라 영토의 5분의 1 정도 선거구도 나온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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