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노동성 "자녀들에게 종교강요하며 아동학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살로 사회 문제 떠올라

지난 7월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남성이 범행 직후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해당 남성은 어머니가 통일교 신자로 종교에 빠져 가정이 파탄났다고 진술한 바 있다. 나라=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남성이 범행 직후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해당 남성은 어머니가 통일교 신자로 종교에 빠져 가정이 파탄났다고 진술한 바 있다. 나라=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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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일본 정부가 부모의 종교강요 및 아동학대의 실상을 파악하고 이를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과도하게 종교에 빠져 학대, 방임 등을 경험한 피해자들인 일명 '종교2세' 문제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살사건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직접 대책수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과도한 신앙심에 빠진 부모로부터 각종 학대와 방임, 유기 등의 피해를 입은 종교2세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이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에 배포될 가이드라인에는 부모의 종교 강요로 인한 아동학대의 구체적 사례들이 담겼으며, 사례는 질의응답의 형식으로 제공된다.

교단에 거액의 돈 기부…아이들은 영양실조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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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노동성은 이번에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종교강요에 의한 학대 사례들을 공개했다. "안 믿으면 지옥에 간다"며 종교 활동을 할 것을 강요하거나, 종교를 이유로 결혼이나 학업을 막는 행위, 아이의 친구나 선생님을 '사탄'으로 부르며 강한 공포심을 주는 것도 전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후생노동성은 가이드라인에 교리를 이유로 수혈 등 의료행위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방임행위라고 명시했다.

후생노동성이 밝힌 피해자 사례에 따르면 주고쿠 지방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1명은 통일교 신자 부모 밑에서 어릴 때부터 학대를 받았다. 부모가 교단에 거액의 돈을 기부해 가계가 어려워지자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렸고, 종교 활동 참가를 강요해 친구들과 놀다가도 억지로 끌려가야 했다.


또다른 피해자인 관동지방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은 엄격한 교리를 중시하는 종교단체에 속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훈육을 위해서라면 아이는 채찍으로 맞아도 된다는 교리에 예배 중 졸았다는 이유로 강도 센 체벌을 견뎌야 했다.

또한 가이드라인에는 폭행이나 상해죄가 성립할 가능성을 고려해 지자체 행정 담당자가 경찰과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일시보호나 친권 중지를 검토할 것 등의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아베 피살 이후 사회 문제로 떠올라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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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2세는 아베 전 총리 피살을 계기로 일본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용의자인 야마가미 데쓰야는 경찰 진술에서 어머니가 통일교 신자가 된 뒤 거액을 헌금해 가정이 파산했고, 이에 통일교에 원한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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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피살 이후 종교 2세들은 국회에 인권침해 실상을 밝히고 피해자 구제법 제정을 촉구해왔다. 사회조사지원기구 치키라보가 지난 9월 9일부터 19일까지 종교 2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종교 2세 중 ‘신앙을 이유로 가족이 연애나 친구 관계를 제한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80%였으며, 여호와의 증인 종교 2세의 경우 80% 이상이 ‘가족으로부터 체벌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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