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곳 없다" 美 스팩 붐 '사실상 끝'...연말 청산 잇따라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들이 잇달아 청산 길을 택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만해도 투자자들에게 각광받으며 뉴욕증시를 이끌던 '스팩 붐'이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2월 들어서만 70개 이상의 스팩이 청산을 결정하고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반환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이뤄진 전체 스팩 청산건수를 웃도는 규모다. 스팩 설립을 주도한 곳들은 이달 청산과정에서만 6억달러 이상, 올해 기준 11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도미노 청산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탓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사를 합병해 증시에 상장시킴으로써 돈을 벌어온 스팩들로선 인수 대상 자체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선택 길에 선 셈이다. 기업의 인수합병(M&A)만을 목적으로 설립한 명목상 회사인 스팩은 설립 2년내 우회상장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청산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대다수 스팩의 2년 시한이 내년 상반기에 몰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 메튜셀라 어드바이저의 존 차샤스 총괄은 "부를 창출하는 환상적 수단으로 여겨졌던 스팩이 이제 독이 든 성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팩 합병을 발표한 스타트업의 평균가치는 작년 20억달러선에서 이번 분기 4억달러선으로 급락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자사주 매입 시 1% 세금을 물리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시행이 예정돼 있다는 점 역시 연말 스팩 청산을 가속화한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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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향후 몇주간 더 많은 스팩 설립자들이 이러한 청산 행렬에 합류할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가 스팩 붐을 주도하던 차머스 팔리하피티야, KKR & Co, TPG 등 월가 대형 투자자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팩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투자처를 찾지 못한 스팩은 400개 상당, 자금 규모는 10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마이클 오레게 뉴욕대 로스쿨 교수는 "이들 스팩 중 200곳이 청산되면 손실 금액은 20억달러를 훨씬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팩 붐이 일었던 지난 2년간 약 300개의 회사가 스팩을 통해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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