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댓글에 '바보'라고 달아 징역형…튀르키예 이스탄불 시장
튀르키예 법원, '공무원 모욕죄' 적용, 2년7개월형
내년 6월 대선서 에르도안 최대 경쟁자…야당서 반발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튀르키예 제1도시인 이스탄불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이 법원으로부터 공무원 모욕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동시에 정치활동 금지명령이 내려지자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그가 튀르키예 최고선거위원회(YSK)의 선거번복 결정을 두고 '바보(Fool)'라고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의 의도적인 정적제거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튀르키예 선관위 결정에 댓글 달았다가…징역 2년7개월형
1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전날 튀르키예 법원은 이마모을루 시장에 공무원 모욕죄를 적용해 징역 2년7개월형을 선고하고 정치활동 금지명령을 내렸다. 그는 내년 6월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가장 유력한 야당 경쟁후보로 손꼽혀왔던 인물이다.
튀르키예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소속인 이마모을루 시장은 지난 2019년 3월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YSK가 해당 선거의 투표소 감시원 자격요건 위반사례가 발견됐다며 선거를 무효화하자 해당 결정문에 "바보같다"는 댓글을 달았으며, 튀르키예 법원은 이것을 공무원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이후 2019년 6월 재선거에서 집권여당인 정의개발당(AKP) 후보를 재차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지만 이후 공무원 모욕죄로 기소되면서 법적 공방을 이어왔다.
해당 판결 선고 직후 이마모을루 시장은 화상연설을 통해 "국민이 양도한 권한을 소수의 사람이 빼앗을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법원의 판단에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의 지지자 수천명도 이스탄불 시청에 모여 법원 판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미국 정부도 튀르키예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이 부당한 선고 결과는 기본적인 자유, 법치주의와 관련된 인권 존중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최대 정적, 대선 앞두고 제거 의혹
튀르키예 법원이 무리한 해석을 동원해 이마모을루 시장에 실형을 선고한 배경을 두고 에르도안 정권이 내년 6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최대 정적을 미리 제거한 것이란 의혹이 일고 있다.
CHP를 포함한 튀르키예 6개 야당은 에르도안 정권의 종식을 목표로 후보단일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마모을루 시장은 튀르키예 야당 단일화 후보 중 가장 유력한 인사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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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야당이 후보 단일화까지 나선 이유는 내년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지 못하면 그의 장기독재가 수십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내각중심제던 튀르키예 총리로 2014년까지 12년간 통치한 이후 3연임 이상 총리금지 규정에 총리직에서 내려오게 되자 다시 직선제 대통령직을 만들어 2014년 당선돼 현재까지 20년 가까이 집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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