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금오도 사건' 남편, 12억 보험금訴 고의살인 인정에 항소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여수 금오도 사건'의 남편이 사망보험금 청구소송 1심에서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돼 패소하자 항소했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남편 박모씨 측은 메리츠화재해상보험과 롯데손해보험, 신용협동조합중앙회 등을 상대로 제기한 12억원 규모의 보험금 청구소송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정재희)에 지난 13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지난 9일 "민사재판은 형사재판의 결론에 구속되지 않고, 박씨에겐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우연적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사고 자체에 즉흥적이고 우연적 요소가 많다고 해도 원고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을 개연성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며 "혼인신고 직후 가족들에게도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한 시기에 각종 보험의 보험수익자를 변경하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그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아내를 실제로 구조하려는 행위를 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당시 망인이 '오빠'라고 소리쳤고, 원고가 망인의 이름을 부르며 바다에 뛰어들었다는 진술을 했지만, 망인의 신고내용 중 원고의 존재를 암시하는 내용은 전혀 없다"며 아내가 119로 신고했을 무렵 남편은 이 사건 사고 현장을 벗어났던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박씨는 2018년 12월31일 오후 10시께 전남 여수시 금오도 직포마을 선착장에서 아내를 제네시스 승용차와 함께 바다에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아내와 선착장에서 머물던 박씨는 후진하다가 추락 방지용 난간을 들이받고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는데, 경사로에 세워진 차의 기어를 중립에 넣은채 내린 탓에 아내가 타고 있던 차가 바다로 추락했다. 아내는 당일 오후 10시 56분 30초경 자신의 휴대전화로 119에 '차가 가라앉고 있다'고 신고했고, 이후 오후 11시 38초경 '아, 저 잠겨요'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내는 11시 50초경 물먹는 소리를 끝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끝내 빠져나오지 못한 아내는 사망했다.
사고 발생 이후 메리츠보험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던 박씨가 스스로 아내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을 6건이나 유치하면서 보험금 수령액을 늘리기 위해 아내의 연봉 등을 실제보다 높게 허위로 기재한 사실과 사고 발생 20여일 전 혼인신고를 마친 뒤 보험수익자를 자기로 변경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씨는 하차하기 전 차에서 냄새가 난다며 뒷좌석 창문을 7cm가량 열어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차가 빨리 가라앉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형사재판 1심은 박씨에게 살인죄 유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2심에선 무죄로 판결이 뒤집혔다. 박씨가 고의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금고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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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서 살인죄 무죄를 확정받은 박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부인의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가 거절하자 민사소송을 냈다. '여수 금오도 살인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지는 등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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