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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경상수지 8.8억달러 '턱걸이 흑자'…내년 불안한 경상수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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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폭 71억3000만달러↓
상품수지 한달 만에 적자전환
부진한 반도체, 맥빠진 對中수출
실적 악화로 수출 급감
미·유럽 등 대외여건 악화
수출 하락폭 더 커질 듯

10월 경상수지 8.8억달러 '턱걸이 흑자'…내년 불안한 경상수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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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문제원 기자] 10월 경상수지가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힘겹게 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상품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출 경쟁력 약화로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상품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서 경상수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대(對)중국 수출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반도체 등 우리 주력 품목의 수출이 부진하고, 미국·유럽의 수출 장벽 강화 등 대외 여건도 좋지 않아 당분간 상품수지와 경상수지 모두 정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국내 경상수지는 8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흑자폭은 71억3000만달러나 급감했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지난 4월 7930만달러 적자를 낸 뒤 5월 38억5990만달러, 6월 56억980만달러로 흑자폭을 늘렸다. 그러나 7월 7억9110만달러로 흑자폭을 크게 줄였고, 8월(-30억4910만달러) 무역적자 확대로 적자 전환한 뒤 9월 15억8330달러로 간신히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249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폭이 504억3000만달러 축소됐다.

◆반도체·對중국 수출 악화…상품수지 적자전환= 특히 상품수지는 지난 7~8월 대규모 적자를 낸 뒤 9월 흑자로 전환했지만 다시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불안한 모습이다. 10월 상품수지가 적자로 전환한 것은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반도체, 화공품 등의 수출은 급감하고, 원자재·자본재 등의 수입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 감소한 52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동차부품(3.9%)과 석유제품(7.0%)을 제외한 가전제품(-22.3%), 반도체(-16.4%), 철강제품(-12.9%)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실적이 악화했다.


지역별로 살펴봐도 미국(6.6%)과 유럽(10.3%)을 상대로 한 수출은 증가했지만 수출 규모가 큰 중국(-15.7%), 동남아시아(-11.7%)는 감소 폭이 커지는 중이다. 물가와 금리 상승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로 세계적으로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타격이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5000만달러 소폭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작년 10월(6억4000만달러)과 비교해 흑자 폭이 5억9000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새 4억6000만달러에서 5억4000만달러로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22억6000만달러)는 1년 전(12억5000만달러)보다 10억달러 늘었다.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주요국 성장세 둔화나 정보통신(IT)경기 부진으로 수출이 줄면서 상품수지가 적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입은 42억2000만달러 증가하며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원자재(9.9%)와 자본재(10.9%), 소비재(7.9%) 모두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수입 증가세는 주요국 중에서도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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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까지 경상수지 불안 계속= 문제는 올해 남은 11·12월 달과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달 24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가 25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약 249억9000만달러이기 때문에 11·12월의 경우 사실상 흑자를 내지 못하거나 일부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김 부장은 11~12월 중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에 대해 "최근 대외여건이 불확실해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산술적으로 11∼12월이 균형 수준이면 전망에는 충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세계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수입에 영향을 주는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내년 경상수지는 하방리스크가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시장에선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경제 둔화 요인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수출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 상품수지가 올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70억달러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공급망 대란을 계기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이 수출 장벽을 높이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RMA),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이 대표적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 상품수지가 다시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추세적으로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상품수지에 의존하는 경상수지 정책에서 탈피해서 서비스수지 등 무역외 수지로 흑자폭을 키우는 선진국형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국내 물류 차질 등 수출 불안 요인도 상당해 당분간 월별로 경상수지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며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에너지 절약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소득수지 개선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외투자 수익의 원활한 국내 환류를 적극 지원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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