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간호사 파업 … 수술 1000여건 연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간호사, 올해만 4번째 파업
“처우 불만족에 다른 주로 이동 악순환 반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준란 기자] 호주에서 간호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집단 파업을 시작하면서 1000여건의 수술이 연기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과 호주 ABC 방송 등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간호사·조산사협회가 전날 오전 7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파업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시드니를 비롯해 NSW주 곳곳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드니 간호사들이 파업을 진행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로 알려졌다.

이들은 임금 인상과 함께 간호사 1명이 환자 4명을 담당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간호 인력을 증원하고, 이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협회 측은 "현재 NSW주에서는 간호사 1명이 환자 6명을 맡고 있으며, 심한 경우 간호사 1명이 환자 8명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퀸즐랜드나 빅토리아주는 간호사 1명이 맡는 환자 비율이 정해져 있다. 이에 따라 NSW주 간호사들이 처우가 더 나은 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NSW주에서는 간호사 수가 더 줄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협회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NSW주 측은 간호사당 환자 비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예산 문제로 법제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호주(WA)주 간호사들도 파업에 들어간다. 이들은 2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파업을 진행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노조 측은 주 정부에 매년 임금을 5%씩 인상하고, 인력을 증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예정대로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WA주는 임금 3%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WA주 간호사들은 파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24일과 25일에 예정됐던 수술 약 1000건을 취소했다. 노조 측은 "응급 수술이나 수술 날짜를 바꿀 경우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는 1급 수술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WA주 정부는 "파업이 시민들을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며 "파업을 취소해야 한다"고 노조 측을 압박하고 있다. 마크 맥고완 WA주 총리도 "노조의 파업 계획이 취소되길 바란다"며 "파업은 환자를 위험하게 만들고 지역 사회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준란 기자 loveways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