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공화국’ 미국, 7000억원 들여 서부 4개 댐 부순다
연어 7만마리 떼죽음 등 환경 문제로 ‘강 회복 댐 철거 운동’
공식 등록된 댐만 9만개, 등록되지 않은 댐 더하면 약 250만개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약 7000억원이 투입되는 미국 역사상 최대 댐 철거 프로젝트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이날 오리건주 남부와 캘리포니아주 북부를 가로지르는 클래머스강 하류 4개 댐을 동시에 철거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2016년 4월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전력회사 퍼시픽에너지, 환경단체 등이 철거에 합의한 지 6년 만이다. 지역 부족민과 환경단체는 20년 전부터 클래머스강 댐 철거를 주장해왔고, 미 규제당국의 승인이 마지막 관문이었다. 이번 승인으로 내년부터 댐 철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게 됐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지난 100년 동안 수많은 댐을 철거해왔다. 댐을 철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제성 없이 사용하지 않는 노후 댐은 하천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천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댐 철거가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미국 서부 클래머스강에는 1909년부터 1962년까지 퍼시픽에너지가 순차적으로 세운 네 개의 댐이 있다. 이들 댐은 그동안 지역에 전력을 공급해 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화되고 강 흐름이 차단되면서 여러 환경적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2000년 초에는 이 강에 서식하는 연어 7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강 회복'을 위한 댐 철거 운동이 시작됐다.
그동안 전력 수급을 우려한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으나, 주 정부와 당국은 5억 달러(약 6760억원)를 들여 댐을 철거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댐 철거 프로젝트다.
댐이 모두 없어지면 수질 개선으로 강에 의존하는 부족민의 삶이 향상되고, 400㎞가 넘는 연어의 서식지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클래머스강 유역에 사는 유로크 부족의 프랭키 마이어 부회장은 "댐이 강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와 삶에서 철거되게 됐다"며 "이 댐들은 100년 동안 우리의 강과 사람들 위에 드리워진 검은 구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공식 등록된 댐이 9만개이다. 등록되지 않은 댐은 약 250만개로 추정된다. 이 중 국제대형댐위원회에 등록된 높이 15m 이상 대형 댐은 9254개에 달한다. 그야말로 댐 공화국이다. 대다수의 댐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설됐다. 1970년대 중반부터는 용도 없는 댐에 대한 철거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1912년 이후 철거된 댐은 1605개에 달한다.
미국 역사상 철거된 가장 큰 댐은 1913년 건설된 높이 33m의 엘와 댐과 1927년에 높이 64m로 건설된 글라인즈캐니언 댐이다. 두 댐은 엘와 강의 연어를 비롯한 어족자원 복원과 안전성 문제의 제기로 각각 2011년, 2014년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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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청(EPA)과 연방에너지국(FERC)은 1991년 댐 철거만이 엘와 강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을 가져온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음 해인 1992년 부시 대통령은 '엘와강 생태계와 어장복원법'에 서명했고 1995년 두 댐의 철거를 결정한 이후 차분한 준비를 통해 2011년부터는 철거가 시작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엘와 강은 완벽하게 복원됐다. 철거 이후 해가 갈수록 연어의 회귀 그래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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