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곧 "중대 발표" 대권 도전…WSJ "민주당이 신났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잇따른 선거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15일(현지시간) 밤 예정대로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전망이다. 이 경우 2016년 대선 승리, 2020년 재선 실패에 이어 세번째 도전이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밤 9시(한국 16일 오전 11시)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 언론을 초청해 예고했던 "중대 발표"를 단행한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며 2024년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고문 중 한 명인 제이슨 밀러 역시 "그(트럼프)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면서 "그의 연설은 매우 전문적이고 절제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 외에도 몇가지 핵심 정책 목표가 자세히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할 경우 2016년 대선 승리, 2020년 재선 실패에 이어 세번째 도전이 된다.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압승이 예상된 중간선거를 기반으로 대권까지 기세를 이어가고자 했다. 뚜껑을 열기 전부터 일찌감치 "15일 중대선언"을 예고해온 배경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민주당의 선전 배경에 반(反) 트럼프 세력의 집결, 자질 없는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 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잘못된 행보 등을 꼽는 목소리가 잇따르며 ‘책임론’도 커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당초 15일로 예고한 중대 발표 시점을 내달 6일 예정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그를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강행하기로 한 배경으로는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이미 ‘15일 중대 발표=대선 출마 선언’으로 예고돼온 상황에서 이를 미룰 경우 오히려 선거 부진의 책임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직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오는 15일 일정이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우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왜 바꿔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자신을 향한 책임론에 선을 긋는 한편, 본인 덕분에 선방한 것이라는 여론을 쌓음으로써 대선 출마 명분을 더하기 위한 발언들로 해석됐었다.
또한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 내 대권 잠룡’으로 존재감을 확인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등 경쟁자들을 견제 하기 위한 행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비롯한 전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자신이 출마할 경우 대선 후보로 나와선 안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연방 법무부의 기소에 앞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정치적 보호막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사당 폭당 사태 사주 의혹, 조지아주에서 선거 결과를 바꾸도록 압박한 선거 개입 의혹, 기밀문서 유출 의혹 등으로 수사·조사를 받고 있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도 이번 발표를 두고 부정적인 목소리가 잇따른다. 미트 롬니 상원의원(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마운드에 올라 3연패 당한 투수’에 비유했다. 롬니 의원은 "우리에게는 강한 벤치(다른 선수들)가 있다"면서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새 선수를 필드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슌 상원의원(공화당) 역시 "2024년 대선 후보가 되길 원한다면 지금 정말 중요한 것은 조지아주 상원 결선에서 승리해 선거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지지세력 중심인 하우스프리덤코커스 내에서도 반감이 확인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10~14일 유권자 198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선 안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절대 안된다는 응답만 53%였다. 반면 반드시 출마해야 한다는 답변은 19%, 아마도 출마해야한다는 답변은 12%에 그쳤다. 같은 날 공화당 텃밭이자 핵심지역인 텍사스주에서 실시된 가상 공화당 경선 대결에서 디샌티스 주지사(43%)가 트럼프 전 대통령(32%)을 또다시 제쳤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마저 칼럼을 통해 "민주당원들이 신났다. 가장 쉽게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그의 재출마를 맹비난했다. WSJ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재출마’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공화당원보다 더 많은 민주당원들이 신났다는 것은 아이러니"라며 "그는 공화당을 분열시켰고, 민주당 유권자들의 역사상 최대 투표율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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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를 받아들였다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인기를 고려할 때 '백악관 컴백'의 기회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선거 불복과 1·6 의사당 폭동 부채질로 영원히 부담을 안게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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