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B20 서밋 기조연설
이번 복합 위기에 걸맞게 각국·기업들의 대응 변화 촉구
디지털 전환이 공급망 혁신의 핵심 축…"끊임없는 비즈니스 발생"
韓 글로벌 리더로서 B20 역할에 적극 지원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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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인도네시아)=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세종= 이준형 기자] 동남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 세계 복합위기를 극복할 해법의 핵심을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공급 혁신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위기는 공급 측에서 나온 위기인 만큼 정부의 역할을 민간주도 경제 발전을 위한 방식을 꾀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는 동시에 민간기업도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B20 서밋에서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그리고 디지털 전환 시대의 글로벌 협력'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B20 서밋은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한 민간 회의체다. G20 회원국의 주요 재계 인사들이 참석해 세계 경제를 위해 필요한 정책 과제를 발굴·채택한다. 한국의 경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년 국내 재계를 대표해 B20 서밋에 참여했다.


이번 복합위기는 공급 역량이 축소된 만큼 정부의 역할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가장 먼저 나왔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 팬데믹 위기 당시에는 각각 금융 시스템 붕괴, 방역 봉쇄로 인한 수요 위축이라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번 위기는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의 공급망 차질, 다양한 지정학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처방도 달라야 한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저는 늘 민간 주도, 시장 중심으로 경제 시스템을 전환해서 경제 체질을 강화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또 이를 강조해왔다"며 "기업의 투자를 제약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하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불요불급한 정부지출은 과감하게 줄여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재정이 민간 부문을 구축(驅逐, 몰아내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믿음"이라며 "울러, 기업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학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첨단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을 정부는 크게 늘려가고 있다" 강조했다.


민간 영역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공급망 혁신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기술이 기존의 산업, 데이터와 결합하며 비용 절감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 주도 성장'에서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바로 디지털 전환"이라고 역설했다.


한국 정부의 디지털 전환 노력과 관련, ▲규제 혁신 및 자율 규제 환경 조성 ▲디지털 시대 인재를 위한 교육·직업 훈련 ▲인공지능(AI)·차세대 통신·사이버 보안 등 핵심 디지털 분야 기술 개발 집중 지원 ▲디지털 플랫폼 정부 추진 정책도 거론됐다.


윤 대통령은 특히 디지털 생태계가 누구에게나 개방되고 데이터 접근도 공정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급측 혁신을 통해 인류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려면 디지털 공간에서의 보편적 가치 구현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뉴욕의 유엔 총회에 참석한 계기로 방문한 뉴욕대학교에서 자유, 연대, 인권과 같은 인류의 보편 가치가 디지털 세계에서도 실현될 수 있도록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만들고 지켜나가는 데에 전 세계가 동참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저는 B20가 이러한 글로벌 디지털 질서를 논의할 수 있는 최적의 공론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20 참가 기업들의 역할과 관련해선 "디지털 세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동시에 바람직한 디지털 질서를 만들어 나가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며 "국경을 초월해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B20가 중심이 돼서 인류가 공감하는 디지털 질서를 정립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한국 정부가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구축을 위한 G20 차원의 논의를 선도하고 B20과 G20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를 구현해 나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우리의 입장도 명확히 했다.


윤 대통령은 "B20 고유의 글로벌 비즈니스 협력 의제를 발굴할 뿐 아니라 B20을 매개로 하는 기업 간 파트너십을 더 강력하게 구축해야 할 때가 됐다. 이를 통해 B20가 글로벌 공급측 혁신을 위한 다층적 협력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며 "대한민국은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B20의 적극적인 역할을 응원하고 지원하겠다"고 피력했다.


G20 회원국 정상 및 고위 관료를 비롯해 기업 최고경영자(CEO), 주요 경제단체장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 외에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주요국 정상이 B20 서밋 기조연설을 맡았다. 이 밖에도 정 회장,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 마크 터커 HSBC 회장, 이즈미사와 세이지 미쓰비시중공업 회장 등이 주요 연사로 참석해 글로벌 경제 회복 방안을 논의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화상 참가),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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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B20 의장인 인도네시아는 이틀간 진행된 논의를 종합해 무역·투자, 금융·인프라 등 7개 분야의 정책권고문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후 인도네시아는 B20 정책권고문을 G20 회원국 정상에게 전달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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