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찾기 힘들 정도" 노출 적은 정진상, 전면에 나서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제대로 찍힌 사진 한 장도 찾기 힘들 겁니다."
검찰이 최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자 그의 행적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지만, 이 대표의 주요 행보에서 단 한 번도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성남FC 후원금 등 의혹들이 집중된 성남시 정책실장 재직시절엔 특히 그랬다. 그는 결재라인에 사인으로 등장할 뿐, 조용했다. 당시 성남FC 구단에서 일한 직원들 대다수는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성남시의원들 사이에서도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의원들 다수는 정 실장에 대해 "이름만 들었을 뿐, 얼굴은 모른다"고 했다. 축구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정 실장이 "사회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축구 관련 의견을 댓글로 주고받은 행적은 있다"는 후문만 있다.
먼저 기소된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소장에도 정 실장은 다른 주요 인물들과 비교해 비교적 간간이 등장한다. 약 20번 적시됐다. 특히 중요한 금전 거래가 있는 대목에서는 그가 꼭 나온다. 일례로 검찰은 공소장에 "김용, 유동규가 정진상과 함께 정치자금 조달의 한 방법으로 김만배가 약속한 대장동 개발 이익을 받아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2020년 9월~2021년 2월 여러 차례 김만배에게 수익금 교부를 요구했다"고 적시했다.
검찰도 이런 비밀스러운 행적을 고려한 듯, 지난 9일 정 실장의 자택, 더불어민주당 당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영장에 30년간 이어진 이 대표와 정 실장의 유대관계를 상세히 설명하는 데 분량 대부분을 할애했다. 검찰은 두 사람을 "정치적 공동체"라고 적시했다. 정 실장을 사실상 이 대표의 '그림자', '분신' 같은 인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런 정 실장이 15일 검찰에서 첫 조사를 받는다. 정 실장은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한 시절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각종 청탁 명목으로 총 1억4000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등을 받는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 등을 수사한 이후 정 실장을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9월 대장동 사건에 대해 전담팀을 꾸려 집중 수사에 나섰지만 정 실장을 한 번도 부르지 못했다. 검찰은 약 두 차례 정 실장에 소환을 통보했지만 정 실장측이 모두 연기를 요청했고 이후에도 일정을 잡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7월 검찰 인사에서 대장동 수사팀 전원이 교체돼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정 실장 소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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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실장이 이번 검찰 조사를 계기로 자신과 이 대표 등의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설지 주목된다. 그는 한결같이 자신의 혐의들을 부인하고 있다. 정 실장은 "검찰이 '삼인성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지만,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검찰의 수사에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러나 불합리한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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