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셔레스트 입금사고, 실형vs집행유예 가른 열쇠는?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차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18년 한 가상거래소에서 잘못 보낸 코인을 돌려주지 않은 투자자들이 각각 다른 형량을 선고받아 눈길을 끈다. 검찰이 오입금된 코인의 현금화 여부로 죄목을 달리해 기소했는데 한쪽은 실형을 선고받았고 다른 쪽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7일 본지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캐셔레스트는 2018년 4월20일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출금을 신청하며 요청액보다 5배가 넘는 액수가 출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예컨대 1비트코인을 출금 신청하면 투자자 지갑에 5비트코인이 입금되는 방식이다. 이를 알게 된 캐셔레스트는 암호화폐 출근 기능을 일시 중단하는 하편, 반환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공지를 올렸다.
이날 투자자 A씨는 자신이 보유한 펀디엑스(NPXS) 47만4742개 출금 요청했는데, 5배인 237만2360개를 송금받았다. A씨는 이들 코인을 처분해 다른 암호화폐를 구입했다. A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캐셔레스트의 암호화폐 지갑 입출금 시스템 오류를 경험한 그는 열흘 뒤인 4월30일 암호화폐 지갑에 5만원을 넣으면서 5000만원을 입금한 것처럼 승인 신청, 실제로 5000만원을 입금받았다. A씨는 오입금된 자금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암호화폐를 매수한 뒤 자신 명의의 다른 가상거래소 지갑으로 옮겨 처분했다.
검찰은 A씨가 5배 많이 입금된 펀디엑스를 처분해 챙긴 1176만원과 부풀린 입금액 4995만원 등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했고, 서울중앙지검은 2020년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투자자 B씨도 캐셔레스트 오입금 사고 당일 펀디엑스 275만개를 다른 가상자산거래소 지갑으로 이체를 요청, 5배인 1375만개가 입금됐다. 캐셔레스트는 4월26일 반환을 요구했지만 시세가 오르자 이체된 당시 시세에 해당하는 수량을 반환하거나 일부 이자를 제외하고 반환하겠다고 주장하며 초과 이체된 코인을 모두 반환하지 않았다.
충주지법은 "피고인은 잘못 지급된 가상화폐의 반환을 별다른 이유없이 거부하는 방법으로 배임 범행을 했고, 피고인의 반환을 거부한 가상화폐 가액이 적지 않다"며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코인 반환을 단순히 거부한 경미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2년간 형 집행을 유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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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업계에선 이 같은 금융사고가 여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 가상사업자 규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이행 여부만 점검하고, 금융사고에 대비한 규정은 없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카오 먹통 사례에서 봤듯 아이티 기업들이 시스템에 투자하지 않는 데다, 가상거래소 대부분이 구멍가게 수준"이라며 "사고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가상시장 분위기도 문제인 만큼 업권법으로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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