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 공동주택 주차장, 주택가 이면도로 주차 갈등
‘주차 문제로 이웃 살해 미수’ 50대 징역 4년형

“제발 주차 좀 똑바로” … 첨예한 ‘골목 주차’ 갈등, 당신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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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출·퇴근 때 주차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박씨는 "집 앞 주차장은 아무나 이용할 수 없는데, 빈 주차 공간이 있으면 '묻지마 주차'를 한다"면서 "차주에게 전화해도 잘 받지도 않고, 심지어 사이드브레이크가 걸려 있어 움직일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동주택 등 사유지 관련 주차 갈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해결하려면 불법주차 단속이 필요하다 의견도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3일까지 국민 정책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에서 '공동주택 등 사유지 주차 갈등 해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불법 주정차 민원 건수는 2016년 처음 100만건을 넘어섰고, 2020년 한 해 동안 314만건에 이르렀다.

주차 갈등, 차량 파손이나 폭행으로 번지기도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등 주정차 금지구역이 해마다 증가하자 단속을 피하려는 차들이 사유지 공동주택 주차장이나 주택가 이면도로, 골목길 등을 점령하면서 주차 갈등이 늘어났다. 최근 4년간 사유지 주차 갈등 민원은 7만6000여건으로 집계됐으며, 이렇다 보니 주차난이 차량 파손이나 폭행 등으로 번지기도 하는 상황이다.


권익위는 총 2025명이 설문에 응답한 결과, 사유지 불법주차 행정력 집행 근거 필요성에 대해 '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 주차장에서의 불법주차 단속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98.0%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상가건물 입구 등의 불법주차 단속 근거가 필요하다(93.5%) ▲노면표시 없는 이면도로 등에서의 불법주차·불법 적치물 단속 근거가 필요하다(91.5%)로 나타났다.

주차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방안에 대해서는 '지역주민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인근 공공시설물 및 민간건축물 부설주차장 개방·지정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94.7%로 가장 많았다. 또 ▲공동주택 신규 공급 시 주거면적 외 선택사항으로 주차장 면적 별도 공급이 필요하다(94.5%) ▲공동주택 법정 주차대수를 전용 면적 기준과 상관없이 세대당 1대 이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92.6%)로 집계됐다.


“왜 자네만 2대를 주차하냐?”

지난 23일 광주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심재현 부장판사)에 따르면 연립주택 주차 문제로 갈등을 겪던 이웃을 둔기로 살해하려 한 5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58)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12일 오후 4시 45분께 광주 광산구 모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30대 이웃 B씨의 얼굴과 머리 부위를 쇠망치로 내리쳐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거주하던 원룸(총 12세대) 주차장이 5개 면만 있는데 B씨가 2대(승합·승용차)를 주차해뒀다'는 이유로 B씨와 자주 다툼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당일 A씨는 B씨에게 '왜 자네만 2대를 주차하냐?'고 따졌고, 다툼 과정에 '죽여버린다'며 둔기를 휘둘렀다. A씨는 넘어진 B씨를 발로 밟아 살해하려다 크게 다친 B씨를 보고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는 무방비 상태로 앉아있는 B씨에게 둔기를 2차례 휘둘러 B씨를 살해하려 했다.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죄책이 중하다. B씨가 후유증을 호소하며 A씨의 처벌을 원하는 점, A씨가 다소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한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주택가 주차 가장 어렵다” 답변 많아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차장 이용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운전자 절반 이상(54.7)이 '평소 주차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다'고 응답했고, 주차하기 가장 어렵게 느끼는 장소로 1위로 ‘주택가’(89.8)를 꼽았다.


특히 운전자들은 주차문제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으로 '옆 차량 때문에 주차하기가 어려울 때' (42)와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주차가 어려울 때'(36.6), '주차 요금이 너무 비쌀 때'(35) 등 평소 주차 문제 때문에 걱정해 본 경험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어 '가구당 차량 보유 수가 늘어서'(40.5), '나는 괜찮을 거로 생각하는 이기심'(37.0), '불법 주정차하는 차량이 많아서'(33.0), '공영주차장 시설이 적어서'(31.9), '불법 주정차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21.4), '가까운 거리도 차를 몰고 나오는 사람이 많아서'(18.0), '운전하는 사람이 증가해서(17.3)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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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를 진행한 엠브레인 모니터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주차 문제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며 "특히 불법 주차와 주차 차량 때문에 교통 혼잡도 발생한다"며 "주차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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