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또 멈추나]수주 호기에도 건조 멈추나…인력난 악화까지
현대重 조선3사 노조
초유의 동시 파업 초읽기
수주잔고 2025년까지 확보
신조선가 긍정적인데
연대파업땐 인력난 가중 치명적
해법은 임금 인상이지만
불황 이제 벗어나 자금 부족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조선 3사 노조의 파업이 가시화하면서 조선 산업이 또다시 건조를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업은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앞세워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노조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가뜩이나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조선업에 파업이 현실화되면 생산 차질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물들어온 조선, 스톱 위기=2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의 수주잔고는 2025년까지 확보된 상태로 한국조선해양은 매출 기준 451억달러(64조3035억원·8월말), 대우조선해양은 297억달러(42조3462억원·9월말), 삼성중공업 39조8000억원(8월말)을 쌓았다. 조선업황 호전은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조선사의 이익을 가늠할 수 있는 수주잔고와 신조선가종합지수가 긍정적이다.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조선사들의 턴어라운드(흑자전환)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경기 순환 흐름을 타는 조선업은 2020년말부터 이어진 수주물량으로 건조 대기 물량이 많아졌다. 조선은 1~2년간의 설계를 거쳐 본격적인 건조에 돌입하는 만큼 생산인력이 대거 투입돼야 하는 시기는 올해 하반기부터다. 특히 조선 3사 중 가장 규모가 큰 현대중공업 그룹 산하 조선사들의 연대 파업은 건조 중단 규모도 키울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건조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파업까지 덮치면 인력난 가중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조선 산업의 생태계는 유기적이라 일부 조선사의 인력난이 다른 조선사에게로 전가되는 측면이 있는데 현대중 노조 3사 규모는 압도적으로 많다"라고 우려를 전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7월 하청노조 파업으로 인해 수천억원대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력난 심화, 엎친 데 덮친 조선=조선 산업의 인력난은 고착화하고 있다. 조선협회 자료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 수는 2014년 20만344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속해서 감소해 올해 7월 현재 9만2394명으로 집계됐다. 8년 새 54.5% 감소한 것이다. 특히 조선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설계연구인력과 생산인력은 같은 기간 각 6645명(-46.9%), 9만8003명(-58.3%) 감소했다. 실제 업계 내부에서는 설계인력은 물론 숙련공을 구하기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탓에 실제 연대 파업이 일어날 경우 조선업 인력구조의 부실이 또다시 드러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선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향후 5년간 4만3000명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조선협회)의 ‘조선해양산업 인력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국내 건조량을 고려할 때 2027년 조선해양산업에 필요한 인력은 지난해보다 4만3000명이 추가된 13만5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연구·설계인력은 같은 기간 4000명 증가한 1만4000명, 생산인력은 3만7000명 늘어난 10만7000명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기타인력(사무·별정 전문직 등)은 2000명 증가한 1만4000명이다. 보고서는 조선산업 인력 수급을 위한 3대 전략으로 ▲미래 신시장 대응 맞춤형 인력양성 확대 ▲안정적인 인력 유입환경 조성 ▲인력 수급 생태계 고도화 기반 마련을 내세웠다.
이번 인력난의 해법은 ‘임금’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지만 적자 구조에서 여전히 벗어난 조선사들은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고착화된 저임금 문제는 수주 호황을 계기로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놓인 상황이다.
김영훈 경남대학교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조선업은 연장 근무가 많은 업종인데 주 52시간제도 시행 등으로 인력난이 더 심화된 측면이 있다"며 "한시적이나 탄력적으로 노동 시간 제한을 풀어주거나 정주 여건 개선 등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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