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기업의 위기…정부는 무슨 준비가 돼 있는가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2019년 5월 시즌8을 끝으로 완결된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와 널리 알려진 문장이다. 아직은 가을이라 우기고 싶지만, 나날이 쌀쌀해지는 바람을 맞으며, 올해도 가을은 스치듯 지나가고 겨울이 곧 오리라 느낀다.
겨울은 한국 경제에도 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1일 발표한 2022년,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보면, 미국은 올해 2.6%, 내년 2.0%로 전망되고, 유로존은 올해 3.1%에서 내년 0.5%로 대폭 성장세가 꺾이는 전망이다. 한국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2.6%, 내년은 2.0%로 경제 상황이 올해보다 힘든 내년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로 1.9%를 전망했고, 한국은행도 2.1%를 제시하면서도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는 의견을 달았다.
글로벌 거시경제의 거대 담론이 잘 와닿지 않는다면, 이런 통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로나와 세계적 물류대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초래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버티면서 체력이 바닥난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최근 가파르게 금리가 인상되면서 그동안 빌린 자금의 이자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5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들 은행에 개설된 법인 당좌예금 잔액이 지난달 말 기준 3조9494억원으로 집계됐다. 5조7000억원이 넘었던 지난해 말보다 30.9%나 감소했다. 당좌예금 계좌 자체도 580여개가 사라져 지난해 말 3만4449개에서 지난달 말 3만3870개로 줄었다.
당좌예금은 비교적 큰 규모의 금액을 자주 입출금해야 하는 법인과 개인사업자가 은행에 개설 보증금을 납입하고 개설한 예금 계좌다. 예금 잔액이나 계약한 당좌대출 한도 내에서 수표 및 어음을 발행할 수 있어 기업에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도 사용된다.
당좌예금 잔액 감소는 기업의 단기 유동성이 경색됐다는 것으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29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기준금리가 3.0%가 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부실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되는 한계 소상공인이 124만명에 달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는데,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빅스텝, 즉 기준금리 0.5% 인상으로 10년 만에 기준금리 3%가 현실이 됐다.
정은애 중기연 연구위원은 이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전체 기업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소상공인은 부실이 발생할 경우 그 규모가 매우 크고 사회에 전파되는 파장 또한 크다"면서 "소상공인의 부실은 가계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실 소상공인에 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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