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학교폭력 가해자 처벌 능사 아냐, 관계 회복이 정답”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경남교육청이 학교폭력 유형 변화에 맞춰 학생 간 관계 회복을 돕고자 학교폭력 관계회복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20일 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원단은 현·퇴직 교사, 학교 관리자·전문직, 마을교사, 전문상담사, 전·현직 경찰, 대학 교수, 회복적 사법 전문가 등으로 도내 254명으로 구성됐다.
본청 33명을 비롯해 18개 시·군 교육지원청에 최소 8명에서 최대 20명이 있으며 1년 단위로 위촉된다.
이들은 교육청에서 개설한 통합 연수와 역량 강화 연수를 이수한 후 학교 현장에 찾아가 양측 학생과 학부모의 관계 회복을 지원한다.
지난 5월 250명으로 출발한 지원단은 지난 5개월 동안 초등학교 15건, 중학교 34건, 고등학교 21건으로 총 100건의 학교폭력 사건을 접수해 지원했다.
피해 학생은 123명, 가해 학생은 193명으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상정된 100건 중 62건은 학교장 자체 해결로 이어졌고 9건은 심의위원회가 가해 학생을 처분한 후 관계 회복 지원이 이뤄졌다.
나머지 30건은 심의위원회와 지원단이 사건 경위를 살피고 회복지원 등을 진행 중이다.
지원단에 따르면 최근 학교폭력 양상은 신체적, 물리적 폭력보다 기존에 관계를 맺고 있는 사이에서 언어폭력, 사이버 폭력, 집단 따돌림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강형천 민주시민교육과 장학관은 “관계적 폭력 또는 관계적 괴롭힘이라 하는 이 양상은 피해 학생에게 정서적, 심리적 후유증과 함께 때로는 성장 과정에서 대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어려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관계 지향적이고 집단주의가 강한 한국 문화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가해 학생의 처벌만으로 해결될 수는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어 “지원단은 2~3인 단위로 활동하고 당사자와 사전 모임, 본 모임, 사후 모임을 시행한다”라며 “양측 당사자가 모두 동의해야 진행되며 진행 중이라도 한쪽이 회복 지원을 거부하면 중단된다”고 했다.
“관계 회복이 이뤄진 후에도 처음에 투입된 지원단이 최소 1달간 상황을 살피고 아이들의 관계가 온전히 회복됐는지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지원단은 “현재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만으로는 학교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라며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점부터 심의위원회 처분 이후까지 모든 과정에 관계 회복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해자와 피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가 가해자이기도 한 혼재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이기에 오해로 발생하는 사건도 있다”고 했다.
또 “지원단의 목적은 학교폭력 사건을 겪은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것만이 아니다”며 “학부모에 마냥 의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언행을 돌아보고 그것에 책임을 지며 상대의 마음에 공감할 줄 아는 학생으로 자라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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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찬 민주시민교육과장은 “경남교육청의 학교폭력 관계 회복 지원 사례들이 다수 축적되고 우수 사례들이 공유되면 가해 학생 처분에 그치는 법률의 한계를 교육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해 학생의 자발적 책임과 피해 학생의 진정한 회복을 통해 학생 모두의 회복과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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