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받는 만큼만 일한다고? … ‘조용한 해고’도 있다
직원의 ‘조용한 사직’에 맞서는 회사의 ‘조용한 해고’
연봉 동결, 승진 누락, 성장 기회 박탈 등으로 대응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20대 후반의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부서 회의에 계속 빠지고 있다. 자신의 의사가 아니라 상사의 지시 때문이다. 김씨는 면담을 통해 회의 참석 요청을 했으나 거절 당했다. 김씨는 "상사로부터 '당신은 받는 월급 수준만 일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라면서 "형식적인 단순 노동만 시키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말하는 '워라밸'과 '딱 월급 수준만 일하자'라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 맞물리면서 일부 기업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업은 직원들이 업무를 진취적으로 하길 원하지만, 정작 회사원들은 퇴근 시간 이전에 이미 퇴근 준비를 하거나, 각종 기획 아이템 요청에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직장인이 개인 생활보다 일을 중시하고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더는 추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리더스다이제스트는 '조용한 사직'을 근로자가 일 중독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설명했다. 매체는 지시 받는 일만 하지만 남는 시간을 학업이나 육아 등에 전념한다는 점에서 근무태도와 관련있는 '나태'와는 다르고, 자발적 업무 축소라는 점에서 과다 업무로 지친 '번아웃 증후군'과도 다르다고 봤다.
또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더 이상 '꿈의 직업'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Z세대"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다니는 회사를 평생직장으로 여기지 않으며, 더는 회사를 위해 자신의 '창의성'을 낭비하지 않고 꿈을 위해 남겨 두려는 성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기업 측에서도 '조용한 해고(Quiet firing)'라는 대응 방법을 내놨다. 포브스에 따르면 2년 연속 연봉을 동결하고, 승진 누락, 성장 기회 박탈, 업무 피드백 제외 등이 '조용한 해고' 징후로 알려졌다.
애드모비오(Admovio)에서 대표 겸 임원 경력 컨설턴트를 맡고 있는 앤드류 이사시는 한 매체를 통해 상사가 특정 직원의 프로젝트 참여 관련 자료를 챙기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해고를 뒷받침할 만한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적극적으로 업무에 매진하지 않으며 수동적인 모습을 보일 때, 상사가 자신의 관련한 어떤 문서를 작성하고 있다면, 자신에게 부정적인 문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종의 적신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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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부에서 '조용한 사직'은 승진보다 더 쾌적한 삶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원들 사이에서 통용되고 있다. 포춘은 "회사는 조용한 퇴사자들에게 학습시간을 제공하고 소통하라"며 기업과 근로자 간 소통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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