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저자는 어릴 적 마음의 상처로 생긴 분노, 불안, 공포, 예민함 등과 절친한 친구가 된 적이 있었다. ‘공황장애’도 마찬가지. 공포가 머리, 심장과 숨통을 ‘끊어버리기’라도 하듯이 목을 누르면서 사납게 달려드는 것을 경험했다. 저자는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라고 묻게 됐다. 그 결과 모든 원인이 타인이 아닌 내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로 인해 정신적으로 성숙해졌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독자에게 전한다.

[책 한 모금] ‘내 인생의 친구 공황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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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일 년 동안은 대학병원 응급실 주차장 차 안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이렇게 병원 앞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오히려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든지 머리가 마비되는 것 같은 증상이 찾아올 때면, 바로 응급실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하게 느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증상들이 나타나는 상황이 오면 내가 마치 “위태로운 상황에서 조국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간다.”라는 심정의 독립투사라도 된 것처럼 차 안에서 바로 응급실로 뛰쳐나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나는 점점 더 심한 공황상태가 되어 스스로 만든 수렁 속으로 현혹이라도 된 듯 빠져들어 가고 있었다.

학창 시절에 상실된 자존감이 가슴에 상처로 차곡차곡 쌓아갔고, 그 못된 선생들을 마음속으로 수천 번 살인하면서 살았어야 했다. 이러한 트라우마가 하나둘씩 쌓여 ‘공황’을 절친한 친구로 만들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 당시 나는 분리불안 장애 환자의 조건들을 충족하고 있었으며, 낯선 사람들에게는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는 선택적 함구증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사건들은 내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공황장애를 겪게 되는 밑거름이 되고 있었다.

〈제1장 영화 ‘내 인생의 친구 공황장애’의 시작〉에서

원망과 증오의 씨앗도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는 공황발작을 일으키게 하는 여러 마중물 중에서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가끔 일어나는 이러한 나의 끔찍한 행동은 조금만 견디면 공황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매일매일 명상과 운동 그리고 책 읽기 등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해 가던 나를 마음껏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편에서는 이럴 때마다 조화롭게 행동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에 실망하면서 허탈해지는 마음도 더욱 깊어만 간 것이다.


‘공황장애’와 처음 만날 때만 하더라도 일반 사람들에게는 공황장애는 생소한 용어였고, 신경정신과를 다닌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있거나 미쳐버린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사회적인 인식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2004년 처음 증상을 경험할 때에도 그랬고, 2005년 심각한 공황발작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자주 찾을 때도 특별한 정보도 없이 “어서 빨리 스트레스는 물러가라.”라고 외치는 것이 유일한 해결 방법인 줄 알았다.

〈제2장 내 안의 분노, 불안, 두려움을 보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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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친구 공황장애 | 최구원 저자(글) | 220쪽 | 에이원북스 | 1만44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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