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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최근 위기설에 휘말린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추가 악재에 맞닥뜨리게 됐다. 재무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탈세 혐의로 미국 법무부의 수사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CS의 파산 가능성을 제기하며, 2008년 세계금융위기 도화선이 됐던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연일 악재 휘말리는 CS…美 당국 탈세 혐의 수사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CS가 남미 국적을 가진 미국 계좌 소유자들의 자산 은닉을 도왔는지를 미 법무부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CS는 2014년 역외 비밀 계좌를 통해 미국 고객들의 탈세를 도운 혐의를 인정하고, 미 당국에 약 26억달러(약 3조7000억원)의 벌금을 낸 바 있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도 법무부와 비슷한 혐의로 CS를 조사 중이며, 이른 시일 내에 관련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S는 탈세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CS는 "2014년부터 세무당국으로부터 자산을 은닉하려는 사람들을 근절하기 위해 미신고 계좌가 확인되면 폐쇄해왔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영국 금융회사 그린실캐피털과 미국 헤지펀드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 사태로 잇따라 대규모 손실을 봤던 CS는 이번 수사로 또 한 번 위기에 맞닥뜨리게 됐다.


CS는 지난해 파산한 그린실과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에 투자했다가 천문학적인 손실을 낸 바 있다. 특히 빌 황이 운영하던 아케고스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응하지 못하고 파산했을 당시 CS는 약 55억 달러(약 7조84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1856년 기업이 설립된 이래로 가장 큰 손실액이다.


해당 사태로 라라 워너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와 브라이언 친 투자은행(IB) 부문 대표는 즉각 사임했다. 아케고스를 고객사로 둔 은행은 CS 말고도 여러 곳이 있었으나, CS가 가장 큰 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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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이탈 가속화…일각선 "공포 과장됐다" 신중론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CS 내부 인력은 줄줄이 이탈하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에 따르면 CS 아시아 지역 임직원들은 잇달아 회사를 떠났다. 아시아 자산관리 부문 부책임자는 최근 사표를 냈고, 아시아 태평양 인수·합병(M&A) 부책임자도 유럽계 IB인 HSBC로 회사를 옮겼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8월 CS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CS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 또한 지난 3일 장 초반 5%를 넘기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 이에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CS가 파산 직전이라는 루머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CS 위기설에 대해 "공포가 과장됐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인 앤드루 쿰스는 '지금은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CS에 대해 "용감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설 주가 수준"이라면서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또한 "CS의 자본과 유동성 포지션 모두 건전한 상황"이라고 했다.


166년 전통의 CS, 위기 해결할 수 있을까…27일 전략 검토 결과 발표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CS는 1856년 스위스 철도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설립됐다. CS는 스위스의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CS는 기업가들에게 자금을 지원했으며, 1882년에는 취리히와 이탈리아 루가노를 잇는 고트하르트 터널에 투자했다.


1990년대에는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펼쳤다. 1990년 스위스의 오래된 은행 중 하나였던 뱅크루(Bank Leu)를 인수하고, 1993년에는 당시 스위스에서 다섯번째로 큰 은행이었던 폴크스뱅크(Volksbank) 등을 인수해 글로벌 금융 그룹으로 나아갈 수 있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


또 CS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가장 영향을 적게 받은 은행 중 하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크레디트스위스는 많은 경쟁자보다 신용 위기를 더 잘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주가가 연초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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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위기설이 고조되자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CS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CS는 오는 27일 3분기 실적과 기업 혁신전략이 담긴 전략 검토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는 대규모의 IB 사업 축소 계획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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